9월 南北 군사합의 채택 전후
‘美 공조부족 불만 표출’ 적시
집중설명 뒤 ‘소통 원활’ 평가

최종건 靑 비서관 14일 訪美
군사합의서 추가 설명할 듯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9월 말 남북 군사 부문 합의가 채택된 이후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에게 상당한 ‘불만’을 표명했다는 사실이 16일 외교부 내부 문건을 통해 확인됐다. 문재인 정부가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전후 미국 측에 관련 내용을 적극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는 일부 지적이 사실로 판명된 것이다.

지난 8일 작성된 외교부 안건 자료 ‘대미 협의 방향’이란 내부 문건에는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달 평양 남북정상회담 직전 강 장관에게 불만을 제기했던 상황이 담겨 있다. 이 문건은 ‘남북 군사 분야 합의서 관련 대미(對美) 설명회 결과’ 항목에서 “미 측은 남북 교류를 추진할 때 국방 분야에서 각급의 협의를 넘어 한·미 공동의 인식하에 공조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또 합의서 발표 전후 공조 부족에 대한 미 국무부의 불만이 표출”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문건 작성 이틀 뒤인 10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최근 남북 융화에 속도를 내는 한국에 폼페이오 장관이 격노하는 소동도 있었다”며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교환한 군사 분야 합의문서와 관련해 지난달 말 강 장관과의 전화통화에서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이냐’고 힐난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또 강 장관은 같은 날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강 장관과의 통화에서 남북 군사합의서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했느냐”는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 질의에 “맞다”라고 인정했다.

다만, 이 문건은 지난달 28일 열린 ‘남북 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회 회의 결과 관련’이라는 대목에서 “미국은 한·미 간 소통이 원활해졌다고 평가했다”고 적시했다. 이는 9월 말~10월 초 사이 한국 정부가 여러 채널을 통해 남북 군사합의서에 대해 미국 측에 집중적으로 설명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남북 군사합의서 채택 직후 평양에서 관련 합의에 대해 브리핑을 했던 최종건 청와대 평화군비통제비서관이 14일 미국 워싱턴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비서관은 미 국무부 등 정부 측 관계자와 현지의 한반도 및 외교 안보 전문가를 만나 남북 군사합의서를 비롯한 한반도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주·유민환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