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지난 12일 서초구청에서 가진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밝은 표정으로 민선7기 구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서초구청 제공

이미지 크게보기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빨간 전기차’의 운전대를 직접 잡고 서초구 구석구석을 돌고 있다. 서초구청 제공

- ‘맞춤형 생활행정’ 펼치는 조은희 서초구청장

오페라하우스 견줄 공연장
청년예술가 메카 구축 계획

저출산·청년실업 문제 전담
‘밝은 미래국’ 사업 본격 진행

‘찾아가는 상담버스’ 운영
청소년들 마음건강 돌보기

1인 가구 의료안전망 강화
‘혼밥 요리교실’도 만들것

강남 3구 女1·男2 구청장
‘3남매’로 뭉쳐 현안 논의

“아이들이 악기를 만질 줄 알고 예술적 감각이 DNA에 녹을 수 있도록 어릴 때부터 지원하고, ‘음악문화지구’를 활성화해 서초구를 한국이 자랑하는 문화예술도시로 만들겠습니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초등학생들에게 ‘1인 1악기’를 다룰 수 있도록 하면 평생 음악적 감수성을 느끼게 되고, 청년예술가들에겐 아이들에게 악기를 가르치는 일자리가 생기게 된다”며 “호주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같은 대규모 공연장 건립도 구상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 5월 전국 최초 음악문화지구로 지정된 서초3동 일대는 국내 유일의 클래식 악기 관련 상점들이 밀집해 있는 악기거리가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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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 국립국악원, 한국예술종합학교 등이 인접하고 160여 개 클래식악기 상점, 악기공방, 악기연습실이 들어서 있는 악기거리 일대는 클래식 음악전공자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유명한 청년예술가들의 메카입니다. 앞으로 청년예술가들이 활발한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대한민국의 문화예술을 활짝 꽃피울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조 구청장은 지난 6·13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서울시 25개 구 가운데 유일하게 자유한국당 후보로 당선돼 큰 화제를 모았다. 언론으로부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전국적인 인물로 떠오른 그를 지난 12일 서초구청 집무실에서 만났다. 당선된 지 벌써 4개월이 지났지만 그가 받은 강렬한 스포트라이트의 여운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은 듯했다. 조 구청장은 그동안 민선 7기 구정의 틀을 잡아나가는 데 힘을 쏟았고, 영국의 대표적인 공연 예술 축제인 ‘에든버러 축제’의 한국판으로 꼽히는 ‘서리풀 페스티벌’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조 구청장은 재선 이후 특히 ‘밝은 미래국’ 사업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난 1월 1일 신설한 밝은 미래국은 중앙정부나 서울시 어느 자치구에도 없는 직제로 저출산과 청년실업, 고령화, 양극화 문제 등을 ‘밝은 미래’라는 키워드로 풀어나가기 위해 만들었다. “밝은 미래국에서는 더 많은 사람에게 쉼 없이 도전하고 재기할 수 있는 ‘생애 세 번의 기회’를 마련해주기 위한 사업을 진행할 겁니다. 출생에서 아동, 청장년, 노년까지 생애주기별로 맞춤형 복지를 체계적으로 지원해, 기초지자체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구체적이며 실질적인 복지를 마련할 생각입니다.”

그 첫 번째 기회는 교육과 보육의 기회균등 사다리를 제공하는 것이다. 구청 차원에서 공평한 출발의 기회를 제공하는 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위기가정 아동지원을 초등학생에서 중학생까지 확대하고 ‘찾아가는 상담버스’를 운영해 청소년들의 마음건강도 돌볼 계획이다. 두 번째 기회는 실패했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심각한 취업난으로 지친 청춘들을 응원하는 청년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세 번째 기회는 어르신들이 스마트시니어로 활기차고 건강한 노년을 보낼 수 있도록 돕는다. 조 구청장은 빠르게 변하는 세태에 발맞춰 맞춤형 생활 정책들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서초구 전체 가구의 31.4%를 차지하는 1인가구의 응급의료 등 의료안전망을 강화하고 간병 돌봄이를 운영하겠다”며 “1인 가구의 혼밥 요리교실 등 맞춤형 문화교실을 마련하고 1인 가구 동아리를 지원해 사회적 가족을 형성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조 구청장은 특히 특유의 친화력을 바탕으로 주민들이 불편사항을 직접 토로할 수 있도록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하는 등 적극적인 소통행정을 펼쳐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빨간 전기차’의 운전대를 직접 잡고 서초구 골목골목을 누비는 그는 주민들의 목소리라면 어느 하나 소홀히 하지 않는다. 문제가 있으면 언제든지 의견을 달라고 하고 보내온 문자에는 반드시 피드백을 한다. 4년 전 초선 득표율 49.8%보다 2.6%포인트 더 많은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한 것은 이 같은 진심을 담은 소통행정이 밑걸음이 됐다.

조 구청장은 ‘디테일’을 중시한다. “1%의 차이가 패러다임을 바꿉니다. 그만큼 디테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한여름 더위를 피해 쉴 수 있는 그늘막으로 유럽의 친환경상인 ‘그린애플 어워즈’까지 받은 히트작인 ‘서리풀원두막’도 6개월 동안 연구했고, 서초구 전역으로 확대하기까지 2년 걸렸습니다. 좋은 구상이 떠올랐다고 해도 일단 시범사업을 해보고, 나쁜 것을 보완하고 업그레이드를 해서 완전히 괜찮다 싶을 때 본격적으로 해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이전 강남 3구 구청장이 ‘희자매’로 불렸다면 이젠 그 별칭을 ‘3남매’로 바꿔야 할 판이다. 조 구청장과 더불어민주당의 정순균 강남구청장, 박성수 송파구청장이 지방선거 뒤 3인 회동을 갖고 정기모임을 이어가기로 했기 때문이다. 민선 6기(2014년 7월∼2018년 6월) 강남 3구 구청장은 모두 자유한국당 소속이었다. 여성인 데다 이름이 ‘희’자로 끝나는 공통점이 있어 ‘희자매’라는 별칭이 붙었었다. 이번에 조 구청장과 남성인 정 구청장, 박 구청장이 ‘3남매’가 된 것도 조 구청장의 적극적이고 유연한 사고방식 덕분이다. “강남 3구는 주민들 성향도 비슷한 게 많고 서로 논의해야 할 사안도 많아요. 소속 당이 다르다고 논의 안 하고, 같다고 논의하고 그런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주민을 보면서 가야 되는 것이니까요. 이런 마음으로 제가 모임을 제안했습니다. 앞으로 3남매가 오순도순 사이좋게 지내며 현안을 원만하게 조율해 나갈 것입니다.”

특유의 친화력과 소통능력을 바탕으로 열린 행정을 펼쳐 구민들의 두 번째 선택을 받은 조 구청장. 그가 향후 4년 동안 펼쳐나갈 민선 7기 구정의 큰 그림은 인터뷰 말미에 던진 말에 모두 녹아 있는 듯했다.

“구민의 행복이 곧 저의 행복입니다. 서초에 산다는 것이 주민들의 자부심이 되고, 서초답다는 것이 주민들의 긍지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도연 기자 kdych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