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현대차 체코공장 직원들이 고성능 자동차 i30N을 최종 검수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 ① 無파업 ② 親기업 정책 ③ 품질경영 ④ 장인정신

차량 1대당 평균 생산시간
작년 14시간…울산은 27시간
내달 ‘i30 패스트백 N’ 양산
고성능차 전초기지로 탈바꿈
대학생 취직희망 기업 2위로

체코 수도 프라하에서 동쪽으로 290㎞ 떨어진 도시 노소비체. 11월이면 유럽진출 10년을 맞는 현대차그룹의 유럽 생산거점인 체코 공장이 있다. 카트를 타고 돌아본 200만㎡(약 60만 평)에 펼쳐진 공장의 겉모습은 깨끗하고 로봇이 많아(376대) 작업자가 많지 않다는 정도였다. 하나의 공장에서 원스톱으로 모든 생산 공정이 이뤄지는 ‘자족형 완성차 공장’인 이곳에서는 차량 1대당 평균 생산시간(HPV)이 지난 2014년 15.1시간에서 2017년 13.8시간으로 단축될 정도로 생산성이 높다. 공장마다 자동화율이나 숙련도 등이 달라 단순비교가 무리라는 주장도 있지만, 평균 HPV가 26.8(2015년 기준)인 울산공장과는 대조적이었다.

연간 33만 대 차를 만드는 체코공장은 그동안 현대차의 유럽 생산기지 역할을 해왔으나, 지난해 ‘i30 N’을 생산하기 시작하면서 고성능차 생산의 전초기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다음 달부터는 ‘2018 파리모터쇼’에서 처음 공개한 ‘i30 패스트백 N’을 체코공장에서 양산한다. 양동환 체코공장 법인장(전무)은 “체코 경제가 워낙 좋아서 일할 사람을 구하기가 어려울 정도”라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현대차는 이곳에서 대학생들이 취업하고 싶은 기업 2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현대차 체코공장은 현대차와 체코 정부, 현지 노동자 등 ‘3자(者)’를 모두 만족 시켜 주고 있는 공장으로 성장했다. 그 성공배경은 10년 무파업을 유지해온 노사 상생, 체코 정부의 친기업 정책, 현대차의 품질경영, 체코인 특유의 손재주와 장인정신 등 4가지로 분석된다.

파업으로 생산 차질을 빚는 국내공장과 달리 현대차 체코공장은 2008년 설립 후 10년간 파업을 포함한 노조의 쟁의 활동이 단 한 차례도 발생하지 않았다. 매년 임금 협상을 실시하고 있지만, 대부분 협상을 시작한 지 1~2개월 만에 원만히 타결에 이르렀다.

체코 정부의 친기업 정책도 주목할 만하다. 체코 정부의 법인세율은 19%로 EU(유럽연합) 국가 평균(약 22%)보다 낮다. 외국인 투자에 대해서는 기업 규모에 따라 투자금액의 25~45%에 달하는 투자 인센티브도 주고 있다.

체코공장 곳곳에는 정몽구 회장이 강조한 ‘HYUNDAI WAY IS A QUALITY WAY’(현대차가 갈 길은 품질의 길이다)이라는 문구가 곳곳에 적혀 있었다. 양 법인장은 “노사가 머리를 맞댄 결과 완성 공정 수작업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스크래치를 커버를 씌우는 방법으로 거의 없앨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 520㎡ 부지에 재활전문의와 물리치료사가 상주해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하는 건강증진센터를 건립하고 직원들의 복지를 높여주고 있었다.

체코 공장의 높은 효율성의 배경에 체코인 특유의 손재주도 한몫한다는 평가다. 체코는 예로부터 유리세공(보헤미안 유리) 등 손재주가 좋고 공산정부 시절에도 동유럽에서 기계공업이 가장 발달했던 나라다. 그래서 불량률이 낮고 높은 품질을 유지한다.

노소비체(체코) =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