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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시경제 지표·고용 악화되는데, 국제금리·유가는 상승

9월 취업자수 마이너스 위기속
경제 성장률 전망치 잇단 하향

美 ‘중국 = 환율조작국’ 지정땐
글로벌금융시장 후폭풍 불가피

‘경기는 추락하는데 고용은 더 나빠지고, 대외 환경마저 악화일로….’

8일 경제계에 따르면, 한국 경제가 내우외환(內憂外患)의 어두운 터널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고용과 저소득층 소득 악화 속에서도 괜찮은 모습을 보여온 거시경제 지표가 악화하고 있는 데다가, 국제 금리와 유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의 통상 전쟁이 격화하면서 대외 여건이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다.

현 상황이 지속되면 올해 말과 내년 초 미국 금리 인상의 ‘직격탄’을 맞은 일부 국가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한국 경제도 위기에 준하는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오는 9일 세계 경제와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 등을 담은 ‘세계 경제 전망(World Economic Outlook)’을 내놓을 예정이다. IMF는 올해와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3.0%와 2.9%로 각각 전망하고 있는데, 이번에 전망치를 낮출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9월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7%로 대폭 하향 조정해 충격을 줬다.

통계청이 오는 12일 내놓을 예정인 ‘고용동향’(2018년 9월)에서는 취업자 증가 폭이 2010년 1월(-1만 명) 이후 8년 8개월 만에 처음으로 전년 동월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일자리 정부’를 내세운 문재인 정부에서 취업자 증가 폭이 전년 동월 대비 마이너스로 나올 경우 경제팀 경질을 포함한 개각 요인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오는 15일쯤에는 미국 재무부의 ‘반기(半期) 환율보고서’가 나올 예정이다. 올해 하반기 미국 환율보고서에서 우리나라가 ‘환율조작국(심층분석대상국)’으로 지정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중 통상 전쟁이 격화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경우 국제금융계에 엄청난 ‘후폭풍’이 불어닥칠 것으로 전망된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차 오는 10일 인도네시아 발리로 출국한 뒤 15일 귀국할 예정이다. 김 부총리는 이번 출장에서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등과 양자 면담을 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오는 12일 고용동향이 매우 나쁘게 나와도 김 부총리가 국내에서 경제 상황 변화에 대응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거시경제 환경이 갈수록 악화하는 상황에서 국제 금리와 유가는 급등하고, 미·중 통상전쟁 격화 등으로 글로벌 무역 환경도 점점 악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오는 10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에서 여·야 정당은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실로 재정 정보가 유출된 문제를 둘러싸고 격렬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민간 경제연구소 고위관계자는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동시에 악화하고 있는데, 여·야 정당과 청와대·기재부 등이 재정 정보 유출 건 때문에 소송까지 제기하면서 이전투구를 벌이는 것을 보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