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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30원 기계적 적용놓고 시끌
中企 등 산업계 “차등적용해야”
수습기간 감액 폐지…전액보장
‘주52시간’으로 수요는 더 커져

노동계 “임금 차등은 인종차별”
정부 “ILO 협약 근거 수용 불가”

내국인과 외국인 근로자에 대해 똑같은 최저임금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것에 대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최근 2년간 29%가 오른 최저임금을 숙련 내국인과 비숙련 외국인에게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을 두고 외국인 근로자를 다수 고용하고 있는 뿌리 산업계는 물론, 중소기업계조차 기술 숙련도에 따른 차등 적용과 내국 인력이 지원을 꺼리는 단순노무직에 대해 외국인 근로자의 도입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내·외국인 간 동일임금을 내세운 국제노동기구(ILO) 협약을 근거로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 노동계도 반대해 갈등이 커지고 있다.

4일 관련 부처와 기관에 따르면 중소업계는 외국인 근로자의 노동생산성은 내국인의 87%에 불과한 반면 급여는 96% 수준이라며,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가뜩이나 경기침체로 어려운 중소업계에 커다란 부담을 안기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최저임금법상의 수습 기간 확대, 감액 규모 차등 적용과 외국인 단순노무 근로자의 도입 인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7월 기준 누적 비전문 외국인 취업자(E-9 비자)는 28만여 명에 이르며, 특히 이들 중 81.5%가 제조업에 종사하고 있다. 그러나 고용노동부의 올 상반기 ‘직종별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 중소기업의 부족 인원은 26만8000여 명이며, 이 중 30%인 8만여 명이 제조업에서 부족한 실정이다. 올해 E-9 신규 외국인 근로자 도입 쿼터는 4만2300명이지만, 중소기업중앙회의 수요조사 결과 내년에는 6만7200명 이상 도입이 필요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해 주 52시간 초과 외국인 근로자 고용사업장이 줄여야 할 평균 근로시간은 7.6시간이지만, 필요한 신규 인력을 내국인 근로자로 대체하기도 불가능한 실정이다. 이와 관련, 중기중앙회는 최근 노동부에 외국인 고용 쿼터 확대를 서면 건의해 놓은 상태다.

논란의 핵심은 이들이 비숙련인데도 내국인과 똑같은 최저임금을 적용받고 있다는 점이다. 최저임금법은 업무 습득 기간에 대한 합리적 임금 책정을 위해 수습 3개월 동안은 최저임금액을 다르게 정할 수 있도록 규정해 10% 감액을 인정해줬다. 하지만 올 3월부터 단순노무 업무는 업무 습득이 불필요하다는 이유로 수습 적용이 금지돼 외국인 근로자 모두 입국 즉시 최저임금 전액을 보장받고 있다. 동일 최저임금이 적용되면서 내년 적용분까지 최근 2년간 중소기업이 비전문 외국인 근로자 28만여 명에게 추가 부담할 총 인건비는 1조4044억 원으로 추산됐다.

문철홍 중기중앙회 외국인력지원실장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우리나라에서 1개월 근무하면, 자국에서 평균 15개월치 월급을 받는 셈”이라며 “이런 인력들이 들어와서는 쉬운 업무로 옮기려 하고, 근무 태만을 해도 마땅한 대처 방법이 없다는 것도 심각한 문제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외국의 경우 최저임금제를 도입하지 않은 싱가포르는 저임금 외국인 근로자들을 활용해 산업 경쟁력을 키웠다. 미국, 캐나다, 영국 등 대부분의 선진국은 현물 지원을 최저임금에 포함하고 있는 점도 대비된다.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 차등 적용에 대한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차등 적용은 인종차별”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김윤림·유회경·박세영 기자 bestm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