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野 탄압말라”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심재철(오른쪽 두 번째) 의원 등 소속 의원들이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는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 沈의원 공개내용 살펴보니…

프랑스 음식점서 62회 985만원
1인 최저12만원 스시집서 38회
주말·휴일 133건 백화점 결제
업종누락 인터넷 결제도 13건

카드 사용자 누군지 기록 없어
휴일·심야 사용금지 원칙 위반

野 “기밀 운운말고 감사 나서야”

2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심재철(자유한국당) 의원이 공개한 청와대 업무추진비 집행 실태에 따르면, 청와대 인근 고급 프랑스 가정식 레스토랑이나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사용자와 목적을 기재하지 않은 채 업무추진비가 ‘쌈짓돈’처럼 쓰인 흔적이 다수 발견됐다. 공휴일에나 주말에 서울 유명 백화점에서 결제된 기록도 130여 건이 확인됐다.

◇고급음식점·주말 백화점에서 펑펑 = 청와대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 중에는 1인당 10만 원 내외의 최고급 음식점에서 사용된 기록이 100여 건이나 됐다.

청와대가 있는 삼청동 소재 프랑스 가정식 레스토랑 ‘르○○’에서는 총 32차례에 걸쳐 569만 원을 결제했다. 효자동 소재 이탈리안 레스토랑 ‘까○○○’에선 총 44차례에 걸쳐 663만200원, 소격동에 있는 프랑스 음식점 ‘더○○○○’에선 62차례에 걸쳐 985만6001원이 결제됐다. 광화문에 있는 고급 스시집 ‘스시○’에선 38회에 걸쳐 1131만300원 결제됐다. 이 스시집에서 가장 저렴한 저녁 코스는 12만 원이다. 통의동에 있는 참치전문점인 ‘박○○○○’에선 42회 772만9000원이 결제됐다. 심 의원은 통화에서 “청와대에서 쓴 업무추진비는 비서실 카드로만 결제했을 뿐 누가 썼는지조차 기록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주말과 공휴일에 백화점에서 결제한 기록도 133건(1566만7850원)에 달했다. 평일 백화점 결제액은 7260만9037원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강남 S백화점, 영등포 S백화점 등 서울 시내에 있는 유명 백화점들이 다수 기록돼 있다”고 전했다.

오락 관련 업소 10건(241만2000원), 업종이 누락된 인터넷 결제 13건(500만5000원) 등 사용처가 불명확한 사례도 다수였다. 정부가 발표한 ‘2018년도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은 업무추진비 사용 시 집행목적·일시·장소·집행대상 등을 증빙서류에 기재하여 사용 용도를 명확히 하여야 하며, 건당 50만 원 이상의 경우에는 주된 상대방의 소속 및 성명을 증빙서류에 반드시 기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공인회계사 출신인 엄용수 한국당 의원은 “업무추진비에 증빙서류를 붙여야 하는 것은 상식인데 지키지 않은 사례가 포착된 것”이라며 “정부에서도 이런 사례를 두고 ‘불법유출’ ‘국가기밀’ 운운할 게 아니라 자체 감사에 착수해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심야·주말 등 부적절 사용기록도 다수 = 청와대가 23시 이후 심야시간대 사용한 건수도 총 231건으로 4132만8690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정 공휴일 및 토·일요일에 사용된 지출 건수는 총 1611건에 2억461만8390원이다. 정부의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에는 △법정 공휴일 및 토·일요일 △관할 근무지와 무관한 지역 △비정상시간대(23시 이후 심야시간대 등) 사용에서는 원칙적으로 클린카드를 사용할 수 없게 돼 있는데 이를 어긴 것이다.

업무와 관련 없는 주점에서 사용한 흔적도 총 236건(3132만5900원) 드러났다. 이 중 ‘비어(Beer)’ ‘호프’ ‘맥주’ ‘펍’ 등이 포함된 상호명의 가게 사용 건수는 총 118건으로 금액만 1300만1900원에 달한다. ‘주막’과 ‘막걸리’가 포함된 상호명은 43건으로 691만7000원이었다. ‘이자카야’로 추정되는 상호명은 38건(557만원), 와인바 9건(186만6000원), 포차 13건(257만7000원), 바(Bar) 14건(139만원)이었다.

김윤희·김유진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