訪韓 때도 정통 보수인사 만나
천영우 “北에 동창리 필요없어”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릴 북한과의 비핵화 실무협상을 맡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북핵 관련 토론회에 참석하는 등 ‘북핵 열공’에 들어간 모습이다.

비건 특별대표는 20일 미국 워싱턴DC에서 한미경제연구소(KEI·소장 캐슬린 스티븐스)가 개최한 ‘북한 대응 협상전략 개발’ 주제의 토론회에 참석했다. 이날 비건 특별대표는 30여 분간 6자회담 수석대표였던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국·중국 국장을 지낸 로라 로젠버거 저먼마셜펀드 수석연구원의 미·북 정상회담 및 남북 정상회담 평가와 향후 대북 협상 전략 등에 관한 발표를 들은 뒤 자리를 떴다. 비건 특별대표는 미·북 비핵화 협상과 관련한 한국 특파원들의 질문에 일절 답변을 하지 않고 건물을 빠져나갔다.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비건 특별대표는 이달 중순 한·중·일 3국 방문 때도 서울에서 북핵 문제에 정통한 보수인사와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비건 특별대표의 이런 행보는 한반도 전문가가 아닌 만큼 협상에 들어가기 전 북핵 문제를 집중 마스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포드 자동차 국제담당 부회장 출신인 그는 의회와 백악관 NSC의 외교·안보 분야에서 일하면서 주로 유럽과 러시아를 담당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천 이사장은 평양 공동선언에 담긴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 폐기 유관국 참관과 조건부 영변 핵시설 폐기에 대해서 “판문점과 싱가포르에서 한반도 비핵화 합의가 이미 있었고, 영변은 북한 핵시설의 일부”라면서 “핵 무력 완성을 선포한 북한에 동창리는 필요 없는 곳”이라고 지적했다.

천 이사장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성명에 대해 “김정은에게 비핵화 의지를 보이라는 기회를 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 = 김석 특파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