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금문교 아름다운 석양이 지는 금문교는 수많은 사람의 사연을 품고 있다. 2018년 작. 김영화 화백

며칠 전 골프존뉴딘 그룹이 운영하는 ‘골프존 파스텔합창단’이 문화예술인을 위한 자선골프대회에서 감격스러운 축하공연을 선보였다. 불과 10개월 전에 장애인직업합창단을 구성, 7개월 동안 연습해 선보였기에 감동적이다. 남들보다 좀 느리고, 이해력이 부족하지만 이렇게 사랑과 관심을 가져준다면 일반인들 이상의 능력을 보여 줄 수 있다. 아마도 골프존의 각별한 관심이 없었다면 이들의 아름다운 화음을 골프장에서 들을 수 없었을 것이다.

골프 정신은 나 이전에 남을 먼저 배려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골프에선 다른 스포츠보다 배려와 사랑을 실천하려는 마음이 많다. 2014년 지적장애인으로 한국골프대학에 당당히 입학해 졸업한 박지환은 지금은 레슨코치이며 주 5회 3시간씩 바리스타로도 활동하고 있다. 베어크리크 골프장은 10년 가까이 장애인골프대회를 진행하고 있고 한국골프대학은 5년째 장애인에게 대학 진학의 문을 열어주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라 골프대회도 매년 열고 있다.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고 있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반면 아직도 배려하기보다 내가 우선인 경우도 참 많다. 골프장 라커룸 바닥에 침을 뱉고, 샤워하면서 옆 사람에게 비눗물을 튀기고, 캐디피를 주는데 벙커정리를 왜 내가 하냐는 등등의 사례가 있다. 배려심이 있다면 당연히 스스로 해야 하는 일이다.

얼마 전 골프와 관련된 한 단톡방에 정치 및 종교와 관련한 글이 실려 A 씨는 크게 분노했다. 하지만 정작 A 씨 자신은 요즘 핫이슈인 정치 내용을 계속 올려 많은 사람을 불편하게 했다. 다른 이들은 A 씨의 이런 행태야말로 ‘내로남불’이라며 씁쓸하게 여겼다.

인간은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저지르는 건 ‘나 하나쯤이야 어때?’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수많은 꿀벌은 단 한 마리도 쉬지 않고 몇 g의 꿀을 나른다. 그 몇 g의 꿀이 꿀단지를 채운다. 자기가 먹기 위해서가 아닌 남을 위해서 부지런히 일한다. 헬렌 켈러는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작다. 하지만 함께할 때 우리는 큰일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남을 배려하고 이해하는 것만큼 아름다운 기적은 없다.

이종현 시인(레저신문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