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시험장’ 꺼내자
美 ‘核시설 참관’에 초점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발사대에 대해서는 폐기와 함께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을 명시했지만, 영변 핵시설을 두고는 참관 주체를 명시하지 않아 향후 비핵화 과정에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9일 ‘9월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동창리 엔진시험장 및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 아래 영구적으로 폐기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유관국 전문가들이란 그동안 북한 핵 시설에 대한 사찰을 강조했던 미국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전문가들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이며, 북한은 국제사회의 객관적인 검증 절차를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영변 핵시설에 대해서도 영구 폐기 방침을 밝히면서도 참관 주체는 명시하지 않았다. 반면 19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영변 핵시설에 대해서도 ‘미국과 IAEA의 사찰단 참관하에(in the presence of U.S. and IAEA inspectors)’라고 강조해 차이를 보이고 있다.

양국이 참관 주체와 대상부터 이견을 보이며 비핵화 협상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벌써 나오고 있다. 북한은 일단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폐쇄 참관을 허용하고 영변 핵시설 공개를 두고는 제재 해제 등 비핵화에 대한 보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향후 비핵화 과정에서 시간을 끌 수 있다고 판단해 사전에 영변 핵시설 폐쇄에 대한 미국과 IAEA의 참관을 명기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 위원장으로부터 16일 받았다는 서한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나는 김 위원장으로부터 엄청난 서한을 받았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그것은 3일 전에 배달됐다. 우리는 북한과 관련해 엄청난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서한을 두고 미국 내에서는 백악관이 지난 10일 공개한 ‘2차 미·북 정상회담 요청’ 친서의 전달 시기를 그가 잘못 말한 것이란 지적과 함께 추가로 별도 친서를 받았을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