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 승소판결 파기환송
“기존업체에 불이익주면 안돼”

전북 전주와 인천공항을 오가는 직행버스의 추가 신설을 허용한 전북도의 결정은 부당하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의 파기환송 취지에 따라 2심이 같은 판단을 내리면 추가 노선은 폐쇄될 위기에 처한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대한관광리무진이 전북지사를 상대로 낸 ‘여객자동차 운송사업 계획 변경 인가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0일 밝혔다. 재판부는 직행버스 사업 초기에 교통 수요의 불확실성을 감수하고 노선을 운영한 기존업체의 공익적 기여도를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노선을 추가 허용한 것은 전북지사의 재량범위를 넘어선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해당 노선에 일시적인 수요 증가가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중복 노선의 신설을 허용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며 “원고에게는 공익에 기여한 정도에 상응하는 안정적 사업 운영에 관한 기대이익이 인정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1·2심은 “원고가 누리는 독점적 이익을 보호해야 할 필요성보다는 중복노선 운행을 허용함으로써 달성될 수 있는 공익이 더 크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앞서 전북도는 1999년 9월 대한관광리무진에 전주와 인천공항 간 노선의 시외버스 운송사업을 독점으로 허가했다. 대한관광리무진은 2015년 10월 다른 시외버스업체가 전주와 서울 간 노선을 인천공항까지 연장하겠다며 낸 사업계획변경 신청을 전북도가 인가하자 독점적 권리를 박탈당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전주와 인천공항 간 추가신설된 직행버스 편은 대한관광리무진의 가처분 신청으로 운행이 정지됐다가 회사가 1심에서 패소한 직후인 2016년 7월 운행을 재개했다. 이번 대법원 판결에 따라 2심이 파기환송심에서 동일한 판단을 내려 그대로 확정되면 추가 노선은 폐쇄될 가능성이 크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