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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날 두 정상 행동 보니…

文대통령, 北주민에 90도 인사
‘민주주의 상징-예우 화답’분석

金, 행사중 박수 치며 호응유도
‘영접 등 막판까지 변수’애태워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진 것은 11년 만이지만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세 번째 만남이어선지 상대방을 깍듯이 예우하는 가운데 시종일관 친밀함을 과시했다.

정상회담 첫날인 지난 18일 오전 순안공항(평양국제비행장)에서 열린 환영 행사에서 문 대통령은 열렬한 환호를 보내준 북한 주민들을 향해 90도 가까이 허리를 숙이며 고마움을 전했다. 1인 권력 체제에 익숙한 북한 주민들에게 남한이 민주주의 국가임을 몸소 보여준 상징적 행동이란 분석이 나왔지만,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북측의 ‘최고 수준 예우’에 상응하는 화답을 한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김 위원장 역시 실제 정상회담 기간 내내 솔직하고 겸손한 화법으로 문 대통령에게 예를 갖췄다. 공항에서 20분가량 진행된 환영 행사에서 김 위원장은 레드카펫을 따라 이동하며 직접 문 대통령을 안내했을 뿐만 아니라 수시로 박수를 치며 환영 인파의 호응을 이끌어 내는 등 환영 분위기를 주도했다. 이는 지난 2007년 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열대로 걸어가며 단 한 마디의 대화도 나누지 않았던 것과는 사뭇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어 진행된 카퍼레이드 행사 때도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운전석과 대각선 방향인 ‘상석’을 내주는 파격 행보를 보였다.

두 정상 간 대화에선 상대에 대한 예우 못지않은 친밀감도 묻어났다. 첫날 회담을 마치고 이어진 만찬 행사에서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나는 다정한 연인처럼 함께 손잡고 군사분계선을 넘어가고 넘어왔던 사이”라며 친분을 과시했다.

다만 겉으로 드러나는 두 정상의 모습과는 달리 회담과 친교 활동 등 각종 일정의 진행이 여전히 과거의 ‘깜깜이’ 행태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전날 김 위원장의 공항 영접을 비롯한 양국 정상 일정과 우리 측 수행단과 북측 인사들 간 친교 활동이 지나치게 유동적으로 흘러가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평양공동취재단·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