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17주기 추모식서 강조

“안전 위해 무엇이든 할 것”
잇단 악재 애국주의로 돌파

‘美 선거개입 외국기관 제재’
행정명령 오늘 서명 예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11 테러 17주기 추모행사에 참석해 테러범에 맞서 싸운 ‘플라이트 93(유나이티드항공 93편)’ 승객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미국을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백악관 내부 혼란 폭로, 지지율 하락 등 잇따른 악재를 애국주의 강조를 통한 지지층 결집으로 넘어서려는 행보라는 관측이다.

11일 AP통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9·11 테러 추모행사가 테러 공격으로 무너져 내린 뉴욕 맨해튼 세계무역센터(WTC) 자리 ‘그라운드 제로’, 미 국방부 청사 등 미국 곳곳에서 열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 멜라니아 여사 등은 펜실베이니아주 섕크스빌 ‘플라이트 93 메모리얼’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우리는 17년 전 오늘 희생된 3000명 가까운 영혼을 기리고 적과 싸워 역사를 바꾼 40명의 플라이트 93 승객과 승무원에게 엄숙한 찬사를 보내기 위해 여기 모였다”며 “오늘 그들의 희생을 애도하고, 이야기 나누고, 놀라운 용기를 기린다”고 밝혔다. 그는 “그들은 조종실에 돌진해 적들을 공격했고, 마지막 순간까지 싸워 사악한 악의 계획을 물리쳤다”며 “그들의 얼굴과 목소리, 이야기, 용기, 사랑을 기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유족들에게 “여러분의 눈물은 홀로 흘리는 것이 아니다. 온 나라와 함께 나누는 슬픔”이라며 “우리는 악마에 맞서 결코 물러서지 않고 미국을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약속함으로써 그들의 희생에 경의를 표한다”고 강조했다.

섕크스빌은 2001년 9·11 테러 당시 플라이트 93 승객과 승무원들이 의회 의사당을 여객기로 공격하려던 테러범들에 맞서 싸우다 추락한 장소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 중국 등의 정보기관이 미국 선거에 개입 시 강도 높은 제재를 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르면 12일 미국 선거에 개입하는 외국기관 및 개인에 대해 제재를 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행정명령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러시아의 2016년 대통령선거 개입 의혹인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계속되는 논란을 잠재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러시아 외 중국과 북한, 이란 등이 미국 선거에 개입하려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어 향후 북한도 제재 대상이 될지 주목된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