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정부는 사업장폐기물의 매립량 감축을 목표로 폐기물 감량 및 자원순환 제도를 병행해 운용하고 있다. 인천 서구에 자리한 수도권 제2매립장에서 폐기물 운반 차량들이 쓰레기를 하차하는 장면. 김동훈 기자 dhk@

환경公, 투트랙 통해 매립 제로화 도전

2016년 폐기물 16만2129t
생활폐기물보다 3배나 많아
감량화制로 8년새 31% 줄여
소나무 38만 그루 심는 효과

자원순환관리 未이행땐 제재
생산-소비-관리-재생 통해
비용절감·매립지 감소 초점

지구온난화, 미세먼지, 수질 악화가 지상 과제로 떠오른 요즘, 기업들은 제품 자체도 잘 만들어야 하지만 제조 과정에서 얼마만큼의 오염원을 배출하는지가 기업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척도가 되고 있다. 제품을 만드는 단계에서 폐기물을 최대한 억제하고, 제조 이후에는 순환이용(재활용)을 통해 매립을 최소화하는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친환경 기업’이라는 타이틀을 얻을 수 있다. 정부는 친환경 기업을 대량 육성해 사업장 폐기물 매립 ‘제로(zero)화’에 도전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은 기존에 운용하던 ‘사업장폐기물 감량화 제도’(생산단계에서 폐기물 감량)를 비롯해 폐기물의 순환이용 촉진을 목표로 한 ‘자원순환 성과관리 제도’(발생 폐기물 매립 최소화)를 병행 운용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한다는 방침이다.

신선경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관은 12일 “순환경제로의 전환은 유럽연합 등 세계 각국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정책 방향”이라며 “우리나라는 자원이 소중한 자원 수입국으로 순환경제 실현은 환경과 경제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핵심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은 환경공단 폐기물사업팀 과장은 “폐기물 배출량을 줄이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업장에는 공단에서 기술지도 사업을 펼쳐 감량에 큰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사업장 폐기물 최종처분율을 2020년까지 현재 8%에서 3%로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폐기물 감량화’로 소나무 38만 그루 심어 = 사업장 배출시설에서 매일 발생하는 폐기물량은 2010년 13만7875t에서 2016년 16만2129t으로 6년 사이 2만4254t이 늘었다. 이는 생활폐기물(2016년 5만3772t)보다 3배로 많은 양이다. 고무적인 점은 사업장폐기물 감량화 제도 적용대상인 ‘다량 배출 사업장’(연간 지정폐기물 100t 이상 또는 일반폐기물 1000t 이상 배출) 3168개소에서 제품 1t을 생산하는 데 발생하는 폐기물량(원단위 발생량)은 매년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업장폐기물 감량화 제도 운용 지정기관인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2017년 이 제도 대상사업장들의 생산량 원단위 폐기물 발생량은 39.9㎏으로 2016년보다 약 6.3% 줄어들었다. 2010년 54.4㎏과 비교하면 8년 사이 약 31%가 감소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2010년부터 2017년까지 온실가스는 277만4262t CO2eq(이산화탄소 환산량)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는 30년산 소나무 38만7467그루를 심는 효과다. 승용차가 배출하는 온실가스양으로는 114만1671대의 배출량을 상쇄하는 효과이기도 하다. 특히 지난 8년간 원가절감, 폐기물 처리비용 감소, 환경비용 감소, 온실가스 저감 등을 통해 무려 6조8343억 원의 편익이 발생한 것으로 환경공단은 추산했다. 투입된 예산은 179억 원에 불과하다.

김 과장은 “2001년부터 환경공단에서 감량화 제도를 운용하기 시작하면서 다양한 홍보교육과 선도기업 포상을 통한 사기진작이 사업장 참여를 효과적으로 유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6일 서울 성동구 새활용플라자에서 열린 제10회 자원순환의 날에는 다수의 친환경 기업이 사업장 폐기물을 줄인 공로를 인정받아 정부 표창을 받았다.

CJ제일제당 인천3공장은 현미유 생산공정을 줄이고, 원료정제와 탈색까지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발생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데 성공해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제품 1t을 만드는 데 17.18㎏의 폐기물을 배출했지만, 올해는 그 양을 16.77㎏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강제성에 초점 맞춘 ‘자원순환 성과관리’= 정부는 폐기물 감량화 제도만으로는 폐기물 전체 발생량을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 올해 1월부터 자원순환 성과관리 제도를 함께 시행하기 시작했다. 감량화 제도가 기업의 자발적 노력을 유도하는 데 일정 역할을 한다면, 성과관리 제도는 강제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감량화 제도는 기업이 실적을 제출하지 않을 경우에만 과태료를 300만 원 이하로 부과토록 돼 있다.

반면, 성과관리 제도에서는 정부가 목표를 설정한 뒤 미이행하는 기업은 단계적인 고강도 조치를 적용받게 된다. 만약 적용대상 사업장에서 자료를 미제출하거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1단계 기술 진단·지도 및 이행명령, 2단계 명단공개 및 현장검사 등이 차례로 진행된다. 명단 공개의 경우 기업으로서는 ‘블랙리스트’에 올랐다는 사실만으로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환경부 장관은 기존의 단순 감량지표보다 구체적인 성과지표(재활용 등)를 설정하고, 연차별 계획에 따른 중장기 목표 수립과 목표 부여를 통한 이행 실적을 평가한다. 그 결과에 따라 맞춤형 지원방안 등의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전략을 마련해 ‘생산-소비-관리-재생’의 선순환 구조를 유도할 계획이다. 실제 2014년부터 자원순환 성과관리 제도 시범사업에 참여한 4개 사업장(LS전선·대한전선·LG디스플레이·삼성디스플레이)의 발생 폐기물은 참여 전인 2013년보다 평균 20% 이상 감축됐다. 이들 4개 사업장의 경우 2013년 제품 생산량 1t당 폐기물 발생량이 177㎏이었지만, 지난해에는 137㎏으로 22.6%를 줄였다.

정부가 전체 사업장 폐기물 매립률 3% 목표치를 달성할 경우 약 6800억 원 이상의 비용절감과 10m 깊이 68만㎡ 면적의 매립지 감소 효과가 발생한다. 폐기물 배출 사업자는 매립처리량 감소에 따른 폐기물처분부담금 절감과 재활용을 통한 천연자원투입량 감소를 통한 생산비 절약으로 이익을 볼 수 있다. 정부는 배출 사업자가 성과관리 목표 달성을 위해 순환이용률이 높은 재활용업체를 선별해 위탁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재활용 사업자의 순환이용 활성화를 위한 기술개발도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해완 기자 par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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