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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리잔수 만난 자리서 밝혀
사실상‘종전선언’압박 의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특별대표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한 리잔수(栗戰書·사진)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6·12 미·북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완전한 비핵화 실현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비핵화 조치를 이미 취했다는 입장에서 미국이 이에 상응하는 행동을 보여야 한다며 사실상 ‘종전선언’ 체결을 압박했다.

10일 중국 언론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리 상무위원장은 전날 70주년 북한 정권 수립일(9·9절)을 맞아 김 위원장에게 북·중 우호관계를 강조하는 시 주석의 친서를 전달했다. 리 상무위원장은 친서를 전달하면서 김 위원장에게 “북한과 미국 양국이 정상회담에서 달성한 비핵화 공통 목표를 철저하게 실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SCMP는 전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우리는 이미 비핵화 조치를 취했다”며 “미국이 한반도 문제를 외교적으로 풀어나가기 위해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는 김 위원장이 핵실험장 폐쇄와 장거리미사일 시험장 폐기 조치 등을 대가로 미국이 종전선언을 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남·북·미 또는 중국까지 포함한 종전선언이 이뤄져야 과거와 현재 핵·미사일 신고 및 검증 등의 후속 조치에 들어갈 수 있다는 의미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날 리 상무위원장은 “올해는 북·중 관계에 매우 중요한 역사적인 의미가 있다”면서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의 세 차례 회담은 북·중 관계를 새로운 장으로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현재 북한은 경제발전에 집중하는 전략노선을 실행 중이며 중국의 경제발전 경험을 배우고 양국 각 분야의 교류와 협력을 확대하길 바란다”고 답했다. 시 주석은 친서에서 “김 위원장이 사회주의 건설의 각 분야에서 새로운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언급했다. SCMP는 “이번 북한의 열병식은 시 주석이 북한을 답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미·북 2차 정상회담에 대한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 = 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