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에 집단체조 등 준비
탄도미사일 등장여부 관심

북한이 정권수립일인 9·9절을 앞두고 5년 만의 대규모 열병식과 집단체조 등 행사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 행사에 중국 권력 서열 3위인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 등 외국 고위 인사들이 참석하는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무력 및 사회주의 경제 건설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대내외에 선포할지 주목된다.

7일 북한 매체 및 통일부 등에 따르면 북한에서 중시되는 ‘꺾어지는 해’(5년 및 10년 단위)를 맞은 이번 70주년 9·9절에서 가장 두드러진 행사는 대규모 열병식이다. 김 위원장 집권 후 9·9절 계기 열병식은 2013년(65주년) 이후 두 번째다. 현재 평양 인근 미림비행장에서는 1만 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병력이 동원돼 열병식 연습이 진행되고 있는 정황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무력시위’용으로 각종 열병식에 사용해 왔던 대형 탄도미사일이 이번 열병식에 등장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탄도미사일을 운반하는 이동식발사대(TEL)가 아직 연습 현장에서 포착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국면에 있는 북한이 주로 미국을 타깃으로 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전략무기는 내세우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5년 전 중단됐던 집단체조 ‘아리랑’도 올해 9·9절에 ‘빛나는 조국’이란 제목으로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글린 포드 영국 노동당 대외관계위원회 위원 등을 비롯해 스페인, 탄자니아, 몰도바에서 대표단이 지난 6일 평양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리 전인대 상무위원장이 이끄는 중국 대표단은 오는 8일 평양에 도착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이 북한 비핵화 협상 교착 상황에서 어떤 9·9절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김 위원장이 대내적으로는 4월 2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3차 전원회의에서 채택된 ‘사회주의 경제건설 총력 집중’을 강조하고, 대외적으로는 종전선언 채택 및 대북제재 해제 필요 등을 호소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