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 = 전승훈 기자 jeon@

- 국민소득 지표 일제히 하락

제조업 증가율 0.6%로 ‘뚝’
건설업은 마이너스로 전환

수입증가, 27분기만에 최저
수출도 속보치 반토막 그쳐

“예상보다 경기하락 더 심화”
성장률 전망치 또 낮출 듯

지난 1분기 1.0% 성장했던 한국 경제가 2분기에는 속보치보다도 낮은 0.6%로 주저앉은 것은 올해 한국 경제가 시간이 갈수록 악화일로의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소비와 투자는 물론, 한국 경제의 마지막 보루가 된 수출 증가세마저 주춤하는 형국이다. ‘경제는 문제가 없다’는 식의 정부 대응이 안이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낮춰 잡았던 올해 2.9% 성장률 전망조차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위기가 한은 내부에서도 조성되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4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미 공개됐던 투자와 소비 지표들이 상당히 부진한 상태였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통상적인 예측 범위보다 (한국 경제가) 더 많이 가라앉았다”면서 “(7월 산업활동동향에서 나온 것처럼) 경기 하강세가 확연하다”고 평가했다. 성 교수는 “올해 경제성장률은 정부가 말한 전망보다 더 낮아질 것 같고, 정부가 전반적으로 경제정책을 다시 설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예상보다 악화하면서 한은이 10월 수정경제전망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렇게 되면 10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확 사라지게 된다. 이와 관련, 신승철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상반기 2.8% 성장률은 잠재성장률 수준”이라며 “연간 2.9% 성장률 목표를 달성하려면 3, 4분기 0.91∼1.03%씩 성장하면 된다”고 밝혔다.

소비의 둔화와 투자의 감소는 업종별로도 드러났다. 제조업 증가율이 1분기 1.6%에서 2분기 0.6%로 뚝 떨어졌고, 건설업은 2.1%에서 -3.1%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건설업 증가율은 2012년 1분기 이래 최저다. 서비스업 증가율도 1분기 1.1%에서 2분기 0.5%로 반 토막이 났다. 1분기 6.0% 성장했던 농림어업 증가율 역시 2분기에 -2.8% 후퇴했다.

2분기 수출은 0.4%, 수입은 -3.0%로 집계됐다. 수입 증가율도 2011년 3분기 이래 최저였다. 수출은 반도체, 비거주자 국내소비 등이 늘어 0.4% 증가했지만 1분기 4.4%의 10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지난 7월 속보치 발표에선 수출이 0.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오히려 절반 수준으로 확 내려간 셈이다.

2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계절조정기준)은 전 분기보다 1.0% 감소했다. GNI는 한 나라 국민이 일정 기간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임금, 이자, 배당 소득 등을 합친 지표다. 실질 GNI는 지난해 4분기 -1.2%에서 올해 1분기 1.3%로 개선됐으나 반년 만에 다시 고꾸라졌다. 한은 관계자는 “유가 상승에 따라 교역조건이 악화했다”고 말했다.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은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1분기 1조2700억 원 줄어든 데 이어, 2분기엔 1조8113억 원 더 감소했다. 한국인이 외국에서 벌어들인 돈보다 외국인이 한국에서 벌어들인 돈이 훨씬 더 많다는 의미다.

총저축률의 하락도 눈여겨볼 지점이다. 2분기 34.6%로 1분기보다 0.3%포인트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 37.0%를 정점으로 매 분기 떨어지고 있다. 이는 국민의 소비지출이 처분가능소득보다 더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

김만용·최재규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