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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제조업PMI 49.9 그쳐
수출주문지수 48.8로 감소
생산비지수는 55.2로 상승

국내 제조업 경기 위축이 6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증가세를 보이던 수출 주문이 감소세로 전환됐으며, 생산비 압박이 심해지는 가운데 경쟁 격화로 제품값은 좀처럼 올리지 못하는 진퇴양난의 상황도 관측됐다.

4일 영국의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8월 우리나라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9로 조사됐다. 제조업 PMI는 400곳 이상 기업 구매담당자들에 대한 설문을 통해 경기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다. PMI와 세부 지표들이 각각 5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낮으면 구매담당자들이 전월 대비 경기가 위축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음을 뜻한다. 8월 PMI가 기준점을 밑돌면서 우리나라는 지난 3월부터 6개월 연속으로 전월 대비 제조업 경기 위축 흐름을 이어가게 됐다.

세부 항목별로는 최근 2개월 연속 전월 대비 상승해온 신규 수출주문의 감소가 눈에 띈다. 신규 수출주문 지수는 7월 50.1에서 이달 48.8로 떨어졌다.

응답자들은 세계 경기가 둔화된 영향이 이 같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세계 무역 경기의 호조 등 한국 수출을 견인하던 글로벌 환경이 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신흥국 경제 불안 등을 원인으로 악화됐다는 얘기다. 특히 이는 원화 약세로 우리나라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진 상황에서 나타난 결과여서 의미심장하다. 내수 경기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는 가운데 수출 성장세마저 끝날 경우 한국 경제는 양 날개가 꺾이는 꼴이 된다.

원자재 값 상승 등으로 생산비가 가파르게 높아지는 가운데 최종 제품의 가격은 쉽게 올리지 못하는 모습도 관측됐다. 8월 생산비 지수는 55.2로 전월 대비 상승했다는 응답이 많았다. 반면, 생산물 가격 지수는 50.3으로 전월 대비 소폭 증가에 그쳤다. 생산비는 크게 늘었지만 이를 제품 가격에는 반영하지 못한 것이다. 업체들은 업계 내부 경쟁이 심해진 것을 원인으로 지적했다.

미래 제조업 경기에 대한 전망은 전반적으로 긍정을 유지했으나 6월 57.6, 7월 54.2, 8월 53.0 등으로 점차 긍정 응답의 비율이 줄어들고 있다.

조사를 진행한 조 헤이스 IHS마킷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6개월 연속 한국 제조업 경기 개선의 조짐은 없었다”며 “응답자들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증가해 신규 고객 유치가 어려워졌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