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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학생 SNS대화·검색 등 스캔
자살징후 포착 조기경보 상용화

中 AI 신호등 교차로 차량 분석
시간 안배 통해 정체율 26%줄여

외설 등 인터넷 유해정보 차단
사이버공격 대응 등 ‘해결사’役

‘착한 인공지능(AI)이 뜬다.’

의료·산업 분야에 주로 활용돼 온 AI가 이제는 사회문제의 ‘해결사’로 떠오르고 있다.

4일 관련 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미국, 중국 등은 민관이 손잡고 학생의 자살방지나 교통 체증 해소, 인터넷 유해 환경 개선 등 각종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실험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미국 학교관리 소프트웨어 개발사 고가디언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실시간으로 학생의 자살 의도를 파악하고 학교에 전달하는 AI 기반의 조기 경보 시스템 ‘비컨’을 상용화했다고 발표했다.

학교 컴퓨터에 장착된 비컨은 학생들의 인터넷 검색·대화·SNS·게시물·이메일 내용 등을 실시간으로 스캔하다가 자살 예후를 찾아내는 AI다. 지난 1년 동안의 시범운용 결과, 비컨은 주당 2000여 건의 자살 예후를 찾아냈다. 회사 측은 “1만여 학교, 530만여 학생을 상대로 관련 전산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청소년 자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게 됐다”며 “자살예방 관련 재단·학회 등과 공동으로 비컨을 개발해 이번 학기부터 초·중·고교에 제공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자살은 미국에서 10~24세 청소년·청년 사망원인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라 있다.

중국은 교통 체증, 인터넷 유해 문제 해결에 AI를 활용하는 작업을 본격화했다. 중국 정보기술(IT) 메카 광둥(廣東)성은 올해부터 알리바바그룹과 손잡고 교통 체증 해소를 위해 143개의 교차로에 ‘AI 신호등’을 운용하고 있다. 신호대기 정차 차량 수를 분석하고 여기에 맞춰 신호 시간을 안배하는 방식인데, 설치 전후로 정체율은 26% 가까이 줄었다.

중국 최대 검색 포털사이트 바이두는 AI를 활용해 올 상반기에만 외설·마약·도박·불법 정보거래 등과 관련된 145억 개에 달하는 유해 정보를 차단했다. AI는 언어·이미지·데이터 등을 분석, 유해 정보를 가려낸 후 사후 조치하는 역할을 한다. 사이버 공격 대응에도 AI 활용이 대세가 될 전망이다. 강필용 한국인터넷진흥원 정보보호 기술공유센터장은 “보안 전문가에 의존하는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사이버 공격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앞으로 인간은 판단만 하고, 폭증하는 데이터에 실시간으로 대응하는 것은 AI가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튜어트 러셀 미국 UC버클리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이처럼 착한 AI 활용과 관련, “안전하고 이로운 AI를 개발하고 활용하면 인류는 이산화탄소 감축(기후 온난화) 등과 같은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문명의 능력치를 필요한 수준으로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인류를 이롭게 하는 목적에 부합하는 AI 개발 원칙을 확산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