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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아는 형님’에 신정환이 출연해 반발이 거세다. 프로그램은 초반에 이상민이 신정환 출연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신정환 섭외 소식이 알려진 후 이상민이 출연시켰다며 이상민 비난 여론이 뜨겁게 나타났었다. 그 때문에 신정환 섭외는 순전히 제작진의 결정이라는 점을 해명한 것으로 보인다.

놀라운 것은 제작진이 그런 해명을 해야만 했을 정도로 대중의 반발이 크다는 점을 알았다는 사실이다. 여론을 모르고 신정환을 출연시켰다가 사후적으로 비난받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비난 여론을 확인했으면서도 출연을 강행했다는 얘기다. 대중을 즐겁게 해주고 대중의 뜻을 반영하는 예능프로그램이 대중의 뜻을 정면으로 거스르면서 공분을 자초했다. 제작진에겐 신정환 출연이 그렇게 중대한 일이었을까? 그의 출연이 대중과 싸워 지켜내야만 할 ‘대의’라도 됐단 말인가?

사실 신정환이 그렇게 엄청난 중죄를 지은 것은 아니다. 도박 2차례 적발로 그 정도 활동 정지면 충분하다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대중의 정서다. 연예인은 대중의 사랑을 통해 손쉽게 명성과 부를 누리는 특수한 직종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중의 정서가 아주 중요하다. 어떤 사람을 연예인으로 받아들일지 말지는 대중이 알아서 결정한다. 대중 정서법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거짓말 파문으로 대중은 신정환에게 특별한 분노를 느낀다. 대중이 그를 보고 웃기가 쉽지 않다. 이런데도 제작진은 신정환 섭외를 강행했다. 사전에 대중의 공분을 확인했기 때문에 얼마든지 취소할 수 있었음에도 밀어붙였다. 대중 입장에선 제작진이 시청자를 무시하면서 시비를 건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예능이 이렇게 여론을 무시해도 괜찮은 걸까?

물의를 빚었던 사람의 출연을 TV 프로그램이 강행해 성공시켰던 적이 많았다. 자숙 연예인의 복귀가 대부분 그런 과정을 거쳤다. 여기에 자신감을 얻은 제작진이 신정환도 일단 출연시키면 결국 받아들여질 거라고 생각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신정환에 대한 공분은 일반적인 차원을 넘어선 수준이었는데, 제작진이 무신경했다.

방송 내용에도 문제가 있었다. ‘영어 이름을 하웃스라고 하는 건 어떠냐’ ‘걸음 소리도 도박도박 어떠냐’, 이렇게 신정환의 도박 전력을 개그 소재로 삼았다. 과거 신정환이 처음 용서받았을 때도 예능에서 그의 도박 전력을 개그 소재로 삼았었다. 도박을 희화화해 경각심을 낮춘다는 지적에도 시청자는 관대하게 봐줬다. 그리고 배신을 당했기 때문에 이젠 도박 개그를 좋게 받아들이기 힘들다. 웃음은커녕 잘못을 웃음으로 넘기려 한다는 공분만 더 커진다.

예능에서 직설적으로 면박을 당하면서 물의를 빚었던 것을 무마하는 관행이 있긴 하다. ‘라디오스타’가 그런 역할을 많이 했는데 이번에 ‘아는 형님’도 그 뒤를 따랐다. 하지만 대중의 공분을 너무 가볍게 본 것이었다. 방송국이 대중의 뜻을 거스르면서 대중에게 어떤 연예인을 보라고 강요해선 안 된다. 황의조는 운동선수이기 때문에 대중의 뜻을 거슬러 선발해도 실력만 있다면 괜찮았다. 반면에 연예인은 순전히 대중의 사랑으로 특권을 누리는 존재이므로 대중이 공분하더라도 실력이 좋으니 선발한다는 것은 안 통한다. 대중 정서를 잘 살펴야 하는 이유다.

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