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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환 카이스트 공대 학장

1990년대 세계 최초의 로봇 월드컵 대회에 이어 올해 인공지능(AI) 월드컵 대회도 창설한 카이스트 김종환(사진) 공대 학장은 3일 “AI 스포츠 대회를 축구 외의 다른 구기 종목으로 확대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AI 월드컵’은 지난 8월 21~ 22일 이틀 동안 대전 유성구 대학로 카이스트 본원의 학술문화관에서 진행됐다. 김 학장은 학생과 연구자가 참가하는 AI 축구 시합에 대해 “AI 기술을 선도하는 리더들이 AI 월드컵 소스코드를 공개함으로써 누구나 쉽게 AI 기술을 습득,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축구란 스포츠 종목에 AI 기술을 접목함으로써 기대할 수 있는 기술 진보의 장점은.

“우리 대회의 특성상 개최 직전에 조직위원회에 제출한 각 팀의 AI 프로그래밍 그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진행된다. 지금은 화면의 픽셀 정보만을 기반으로 프로그래밍하지만, 실제 선수 움직임을 모방해 더욱 실감 나게 만들 수도 있다. 그러자면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각국 프로 축구 선수들의 데이터 플랫폼을 제공받는 등 자본이 든다. 예컨대, 손흥민을 모방한 AI 선수도 만들 수 있다. 인간 축구 선수들의 행동을 영상 분석하는 기술로 발전할 수도 있다. 독일 등 최강의 팀 전력 분석도 가능하다.”

―대회의 화제성에 비해 국내외 스폰서가 약한 것 같다. AI 월드컵 홍보 진흥 방안이 있나.

“아직 AI 월드컵의 운영이 충분히 성숙되지 않아 자제하는 중이다. 앞으로 게임업체 등에서 투자해 연구인력도 투입하고 캐릭터 창출에도 힘을 기울였으면 한다. 교육용, 엔터테인먼트용으로 전환하는 시도 역시 고려 중이다. 우리는 게임 하면 부정적으로 인식하는데, 오히려 AI를 쉽게 배울 수 있는 도구 정도로 생각하면 좋겠다. AI 월드컵 홈페이지는 벌써 210만 명 방문, 1만5000건의 다운로드 수를 기록하고 있다. 앞으로 준비가 된 상태에서 더 많은 투자와 지원, 관심을 받고 싶다.”

―AI와 축구를 결합하는 아이디어는 어떻게 나왔나.

“축구는 우리나라 대중 스포츠다. 우리도 특정 스포츠의 종주국이 돼보자, 해서 시작한 게 로봇 축구다. AI 월드컵은 2년 전에 대회를 시작했다. 2016년 알파고 쇼크 직후였다. AI 월드컵은 알파고 쇼크 이후 잃어버린 자존심 회복 차원이 컸다.”

대전 = 노성열 기자 nos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