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區아니면 안돼… 이전 반대”
지역구 시의원들 실력 행사에
타당성 용역 예산수립도 무산

낡고 비가 새는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의 대체 시설을 짓기 위한 사업이 첫 단추인 타당성 용역 예산 수립마저 일부 시의원의 반대로 무산되면서 암초에 부딪혔다. 신축 부지가 북구에 위치한 현 비엔날레관 주변이 아니면 안 된다는 해당 지역구 시의원들의 주장이 반영된 것이어서 일종의 지역이기주의인 ‘핌피(PIMFY·Please in my front yard)’ 논란을 빚고 있다.

4일 광주광역시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광주시의회 본회의에서 의결된 2018년 1회 추가경정예산안에는 시가 요구한 ‘비엔날레전시관 신축사업 사전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 사업비 2억2000만 원이 전액 빠졌다. 이 예산은 상임위인 교육문화위원회를 통과했지만 “신축사업을 통해 비엔날레 전시관을 동구의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주변 등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려는 것 아니냐”는 북구 지역구 시의원들의 이의 제기가 빗발쳐 결국 예결위를 통과하지 못했다. 예결위원 9명 중 북구 지역구 시의원이 3명이고, 동구 출신은 한 명도 없었던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북구 출신 시의원들은 지금도 “비엔날레 주차장 등 북구 지역에 한정해서 타당성 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신축사업비 1200억 원 중 800억 원을 국비로 보조받기 위한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도 광주 전역을 대상으로 하게 될 것”이라며 “북구로 한정해 미리 타당성 조사를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시는 이르면 오는 2020년 제13회 비엔날레부터 새 전시관에서 대회를 치를 예정이었으나, 이번 추경예산 미반영으로 차질을 빚게 됐다.

광주 = 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