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29일 오전 강원 중북부 내륙 지역에 호우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트럭 한 대가 전조등을 켠 채 물에 잠긴 철원군 갈말읍 토성리 한 도로를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아수라장에 또 ‘물벼락’ 예보

연천 필승교 인명대피기준 훌쩍
수도권 “물에 잠겼다” 피해 속출
기상청 “예상치 못한 상황” 당혹

29일 새벽과 오전 수도권에 집중 호우가 쏟아지면서 임진강 주변 지역에 긴급 대피 안내 문자가 전송되는 등 물 폭탄에 따른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시간당 70㎜가 넘는 기습 폭우가 퍼부어진 서울에서는 1명이 숨지고, 차량 통제와 이재민 발생 등 비 피해가 속출했다. 집중 호우는 30일 오전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보돼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경기도와 서울시, 행정안전부 상황총괄반 등에 따르면 임진강 필승교 수위는 밤사이 내린 집중호우로 이날 오전 10시 현재 4.6ｍ를 기록했다. 연천군과 파주시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임진강 주변 행락객과 낚시객 등에게 대피를 유도하는 안내방송과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고 있다. 군남홍수조절댐을 관리하는 한국수자원공사 임진강건설단도 필승교 등 임진강 수위 변화를 주시하며 대처하고 있다. 임진강 필승교 하류 10㎞ 지점에 있는 군남댐의 수위도 빠르게 상승하는 추세다.

폭우로 인한 피해도 속출했다. 28일 오후 7시 50분쯤 서울 노원구 월릉교 부근에서 차량 5대가 침수됐고, 그중 한 대에 타고 있던 김모(49)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갇혀 있던 다른 2명도 119구조대에 의해 구조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도로와 주택 침수 피해도 이어졌다. 28일 오후 8시부터 통제됐던 동부간선도로 용비IC 인근은 29일 오전 3시부터 통행이 재개됐다. 서울 잠수교는 28일 오후 10시부터 현재까지 보행자 통행 통제 중이다. 청계천도 종로구 청계광장부터 중랑천과 만나는 지점까지 모두 출입이 통제된 상태다. 이날 오후 7시쯤 서대문구 신촌 일대는 폭우로 2시간가량 물에 잠기는 등 서울 시내 429곳에서 배수 지원 요청이 접수됐다. 특히 퇴근길에 호우가 쏟아져 서울에서 경기 고양시까지 퇴근하는 데 2시간가량 걸리는 등 퇴근길 대란도 발생했다. 서울 지역에서는 지하주택 126가구와 지하상가 6동이 침수됐다. 경기도에서는 차량 침수 사고 13건이 발생해 58명이 구조됐고, 시흥시 등에서 주택 112가구가 물에 잠겼다. 인천에서는 주택 75가구와 상가·공장건물 7동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 대전에서는 도로·건물 침수 165건, 시설물 피해 23건, 토사 유출 등 기타 피해 41건 등 총 229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한편 기상청은 28일 서울 지역에 내린 기습폭우에 대해 “기상청도 예상치 못한 돌발상황”이라고 밝혔다. 기상청은 전날 강수대(기상레이더 영상에서 나타나는 강수 구역)가 서울에서 경기 북부 지역으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이날 오후 7시쯤 강수대가 다시 서울로 내려와 기습폭우를 퍼부었다고 분석했다. 이에 오후 8∼9시 사이 1시간 동안 서울 도봉구(74.5㎜)·강서구(73㎜)·강북구(70㎜) 등에 천둥·번개를 동반한 많은 비가 내렸다.

신선종·이해완 기자 hanuli@
수원=박성훈·인천=지건태 기자, 전국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