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교육감賞 김태희

안녕하세요, 지은선 선생님. 중학교 시절 1학년 1반 실장이었던 선생님의 제자 김태희예요. ‘고맙습니다, 선생님’ 편지쓰기 공모전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떠올린 사람은 선생님이었어요.

인천의 집이 아직 팔리지 않아서 부모님과 동생들은 인천에 남았고,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이 중학교로 원서를 넣어서 저만 혼자 내려오게 되었죠. 인생에서 단 한 번도 부모님과 떨어져 살아본 경험이 없어서, 그때는 많이 불안정했어요.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일은 지금도 생각하면 눈물이 먼저 나오려고 그러는데, 친구와 심한 말썽이 나서 친구 부모님이 학교까지 찾아오셔서 “애가 곁에 부모가 없으니까, 엄마랑 같이 안 사니까 저 모양이죠!”라고 했었던 대화예요. 이를 듣고 어린 마음에 어찌나 울었는지 몰라요. 저 자신도 부모님이 곁에 없어 불안함을 많이 느꼈었는데 그런 말을 직접 탁 들으니 머리가 새하얘지더라고요.

그런데 선생님께서는 오히려 그 부모님께 자기가 잘못 가르쳤다고, 이번 한 번만 참아달라고, 나쁜 아이는 아니라고 저를 감싸기 바쁘셨죠. 저는 부모님을 제외하고 살면서 그렇게 나를 위해 힘써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됐어요. 중학교에 들어와 불완전한 생활로 공부와는 관련이 멀었던 저는 첫 시험에서 97등을 했었어요. 그리고 선생님의 계속되는 응원에 힘입어 열심히 웃으면서 학교생활도 하고, 반장으로서 맡은 일도 성공적으로 끝내고, 준수한 성적은 아니지만 300명인 1학년 전교생 중 45등의 성적을 받았어요.

어느덧 고등학생이 된 저는 충북반도체고등학교라는 학교에 입학했어요. 중학교 1학년 때의 공부와는 관련성이 없는 그 ‘꼴통’이 지금은 충북반도체고등학교에서 입학성적장학금을 받고 입학했어요.

반도체고등학교에서 미래의 예비 명장, 대한민국 혁신의 선두주자로 나서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는 중이에요. 다음에 꼭 제가 성공해서 먼저 찾아뵐게요! 그때까지 건강하시고, 행복하게 사시길 기도할게요. 사랑하고, 감사합니다.


* 문화일보 후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최 '감사편지 쓰기' 공모전 수상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