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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산처 ‘5년 로드맵’ 분석

올 민간고용 2000억원 줄어
혁신창업 촉진 예산도 감소
공공·일자리질 개선은 폭증

‘이런 식으로 예산을 편성해 놓고 일자리가 늘어나길 기대하다니….’

21일 국회예산정책처(예정처)의 ‘일자리정책 재정사업 분석I(총괄)’을 보면, 올해 정부의 일자리정책 5년 로드맵(이행계획)에 속한 5대 분야별 예산 중에서 ‘민간 일자리 창출’ 예산만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했다. 올해 민간 일자리 창출 예산은 4조7706억62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4.4% 줄었다. 일자리정책 5년 로드맵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해 10월 일자리위원회와 관계 부처가 합동으로 일자리를 늘리고 불합리한 차별을 해소해 일자리의 질을 개선하겠다면서 발표한 계획이다.

올해 민간 일자리 창출 예산을 제외한 다른 일자리 관련 예산은 모두 늘었다. 일자리 안정자금을 포함한 ‘일자리 질 개선’ 예산이 3조265억28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5538.9%나 폭증한 것을 비롯해 ‘공공 일자리 창출’ 예산(전년 대비 31.6% 증가), ‘일자리 인프라 구축’ 예산(〃 19.3% 증가), ‘맞춤형 일자리 지원’ 예산(〃 40.2% 증가) 등은 모두 증가했다.

예정처는 “민간 일자리 창출 예산 감소의 주요 원인은 중소기업모태조합출자 등의 사업 예산 규모가 2017년 9750억 원에서 올해 6115억 원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더욱 황당한 점은 일자리정책 5년 로드맵 관련 10대 중점 과제별 예산을 분석한 결과, ‘혁신형 창업 촉진’ 예산과 ‘지역 일자리 창출’ 예산은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사실이다. 혁신형 창업 촉진 예산은 올해 8781억78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25.6%나 줄었고 지역 일자리 창출 예산도 4455억4000만 원으로 7.7% 감소했다. 반면 일자리정책 5년 로드맵 관련 10대 중점 과제별 예산 중에서 올해 ‘근로여건 개선’ 예산은 2조9985억81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112배(1만1155.9%) 폭증했다.

민간 경제연구소 고위관계자는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 등 소득주도 성장 정책을 무리하게 추진한 뒤 뒷감당을 하겠다면서 일자리 안정자금 등을 통해 ‘돈 퍼붓기 예산’을 편성하는 과정에서 정작 한국 경제의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가장 중요한 민간 일자리 창출 예산이나 혁신형 창업 촉진 예산, 지역 일자리 창출 예산은 오히려 줄어드는 ‘역설적인 현상’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