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반응… 범여권선 ‘前정부 실패’ 전가

17일 취업자 증가 폭이 금융위기 후 최소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자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은 “재난 수준”이라며 정부에 대해 “소득주도 성장이 실패했음을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에서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경제 실패가 이제야 드러난 것”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통화에서 “‘일자리 정부’라는 문재인 정부의 고용 성적표가 재난 수준”이라며 “최악의 고용절벽에 다다르게 된 것은 명백한 소득주도 성장 정책의 실패 탓인데도 정부는 여전히 안이한 인식과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영석 한국당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우리 경제가 하루가 멀다하고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것은 경고음이 울리고 있는 경제지표를 무시하고, 소득주도 성장 정책의 실패를 인정하지 않는 정부 탓이 가장 크다”며 “문재인 정부는 지금이라도 현장의 절박한 목소리를 새겨듣길 바란다”고 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최교일 한국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소득주도 성장은 하위층 소득을 늘려서 소비를 늘리는 것인데, 오히려 (하위층) 소득이 줄고 있다”며 “지니계수와 소득 불평등이 역대 최고로 심화했고 노동시간 단축으로 월 소득이 30만∼40만 원씩 줄었는데, (이게) 과연 국민 뜻에 맞는 거냐”고 지적했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1.6%까지 치솟은 올 상반기 체감실업률 등을 거론하며 “문재인 대통령은 소득주도 성장이 실패했음을 국민 앞에 솔직하게 인정하고, 한국 경제의 회복을 위해 직접 나서 규제개혁, 노동개혁과 함께 공공부문 및 사회경제에 대한 구조개혁을 전면적으로 단행하는 결단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 동안 숨겨왔던 경제 낙제 점수가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는 과거 10년 중 1년의 책임을 지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를 살리라는 여론에 떠밀려 정부가 성급한 경제정책을 내놔선 안 되며, 모든 경제의 문제가 규제인 양 떠드는 대기업들의 숨은 의도를 파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소속 정성호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은 “정부도 고용절벽 상황을 해소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내놓고 국회도 입법을 통해 적극 지원해야 한다”며 “국회에 계류 중인 규제개혁 법안도 빠른 시일 내에 처리해야 한다”고 했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