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내달 정상회담 조언
“文정부 너무 앞서가” 회의론도

남북이 9월 내에 열기로 합의한 3차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전문가들은 교착 상태에 빠진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을 다시 본궤도에 올리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북한의 핵 신고, 검증 등 유의미한 비핵화 조치가 없는 상태에서의 정상회담은 한·미동맹만 균열시키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강하게 나왔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14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북·미 비핵화 협의의 진행 속도에 따라서 남북정상회담 일정이 영향을 받을 거라고 본다”며 “우리 정부가 북·미 사이의 중재자 역할을 넘어 핵심 당사자라는 인식을 갖고 아이디어를 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 교수는 “북한과 미국은 현재 서로 먼저 행동에 나서기를 바라고 있는데, 우리 정부가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양자가 동시 행동조치로 넘어갈 수 있도록 적극적인 견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도 남북정상회담의 성과가 미·북 비핵화 협상과 연동돼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른 시일 안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 여부가 9월 남북정상회담의 개최 여부와 회담 내용, 합의 수준 등을 결정하는 가늠자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3차 남북정상회담이 미·북 협상의 촉진제 역할을 하기에는 한계가 명확하다는 회의론도 나왔다.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은 “문재인 정부가 벌써 세 번째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는 데 대해 미국은 한국이 너무 앞서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3차 남북정상회담 이후에는 남북이 종전선언을 채택하는 논의로 나아갈 수밖에 없을 텐데, 정상회담 추진 전에 비핵화 얘기가 나왔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전성훈 아산정책연구원 객원연구위원 역시 “세 번이나 회담을 하고도 북한이 비핵화 조치에 진전을 보이지 않는다면 남북관계 발전도 어렵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영주·박준희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