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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한반도 전문가들 인터뷰

진리 “韓·美 간격 커지면 안돼”
매닝 “정상회담 목적 알수없어”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9월 평양에서 개최될 3차 남북정상회담이 북한의 비핵화 지연 수단과 핵보유국 인정 및 핵 동결에 이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교착 상태인 미·북 비핵화 협상의 해결책을 찾는 대신 종전 선언과 남북 경협 등에 집중할 경우 대북 정책을 둘러싼 한·미 간 균열이 심각해질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 카운슬 선임연구원은 13일 문화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비전과 끈기를 존경하지만, 북한이 비핵화를 시작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전혀 하지 않는 상황에 이번 정상회담의 목적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 간에는 화해 과정이 진행되고, 미·북 간 외교는 교착상태인 때에 미국과의 균열이 커질 수 있는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매닝 선임연구원은 문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종전선언이 비핵화와 같이 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설득한다면 좋겠지만, 남북 협력과 비핵화 간 연계를 약화시키는 결과가 나타나면 한·미 간 균열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그는 “회담으로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거나 폐기하는 대신 핵 보유국으로서 핵 동결을 주장하는 상황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남북정상회담은) 흥미로운 진전”이라며 “8월 남북 이산가족 상봉에 이어 외교적 모멘텀을 이어가려는 데 목적을 두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나 서해위성발사장 해체를 했지만 어떠한 외부 전문가의 검증도 받지 않았다”며 “북한이 미국과의 비핵화는 진행하지 않으면서 남북 협력을 통해 동맹 간 균열을 시도하려는 점을 우려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한국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에 비핵화를 밀어붙이기를 바란다”며 “그렇지 않으면, 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미국은 더 안전하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진 리 우드로 윌슨 센터 한국 프로그램 국장도 “이번 정상회담은 북한 출신 부모를 둔 문재인 대통령에게 역사적인 순간일 것”이라며 “보다 중요한 것은 문 대통령이 이번 방북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의 시간표와 로드맵과 관련해 차이를 보이는 미국과 북한 간 다리 역할을 하려고 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 대통령은 평양에서 열리는 정상회담이 한국과 미국 사이 간격을 벌려 놓는 것이 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만 한다”며 “남북 간 통합을 강하게 보여주는 것은 남북한과 미국 간에 비핵화 방법과 관련해 커지는 틈을 부각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김석 특파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