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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車 빈준석 씨 250명중 21위
고비 사막 250㎞ 6박 7일 달려

울산의 20대 청년이 인간 한계에 내몰리는 극지마라톤대회에 도전, 20대 연령 부문 1위를 차지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 근무하는 빈준석(23·사진) 씨는 지난 7월 30일부터 8월 5일까지 6박 7일간 열린 중국 고비사막마라톤대회에서 20대 참가자 중 1위를 차지했다. 모두 250㎞를 달리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 대회는 아타카마 사막 마라톤, 남극 마라톤, 사하라 사막 마라톤 등과 함께 세대 4대 극지 마라톤으로 꼽힌다. 대회는 식량, 침낭, 점퍼 등 필수품이 든 12㎏짜리 배낭을 멘 채 매일 아침 출발해 정해진 구간을 시간 내에 완주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빈 씨는 기온이 40도가 넘는 사막과 고지대 초원을 달리면서 발톱이 깨지고, 배낭끈에 어깨가 쓸려 심한 통증을 느끼기도 했다. 특히 70㎞에 달하는 코스로 일명 ‘롱데이’로 불리는 4일 차 구간에선 허벅지 근육 파열과 무릎 인대 염증 등 심각한 부상을 당했지만, 진통제와 테이핑으로 버텼다.

빈 씨는 총 30시간의 기록으로 250여 명의 참가자 중 21위로 골인했다. 40여 명의 20대 참가자 중에선 1위를 기록해 연령별 우승을 차지했다.

초등학교 5학년부터 축구를 시작한 빈 씨는 중학생 시절 ‘유망주’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선수의 꿈을 접었다. 2016년 군 전역 후 직장 생활을 시작한 그는 울트라 마라톤으로 못다 이룬 축구 선수의 미련을 떨쳐나갔다. 그러다가 극지마라톤을 접하게 된 빈 씨는 퇴근 후 하루 10㎞ 이상을 뛰었고, 대회를 두 달가량 남기고선 평일에 매일 20㎞씩, 주말에는 30㎞ 이상을 달리는 피나는 훈련을 했다.

빈 씨는 “이번 대회를 계기로 시작하면 할 수 있다는 점을 배웠다”면서 “축구선수 아들을 뒷바라지한 부모님의 노고에 보답하는 동시에 스스로는 그런 기대를 이루지 못했다는 자책감을 덜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울산=곽시열 기자 sykwa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