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규제지역 추가 지정
동작·동대문·중구 사정권에
경기광명·안양 과열지구 검토
내주부터 불법거래 집중 조사

규제일변도 대책 한계 드러나
“공급확대 방안부터 찾아야”

8·2 부동산 대책 발표 후 1년 만에 정부가 부동산 규제 지역 추가 지정 검토, 불법 거래 행위 조사 등 집값 잡기 총동원령을 내렸다. 안정세로 접어든 것 같던 주택 가격이 서울을 중심으로 다시 한 번 들썩이고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규제 일변도 대책의 한계가 드러났다며 정부가 추가 대책을 내놓더라도 개발 호재와 공급 부족이 맞물린 서울 집값이 쉽게 잡히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0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지난 2일 “집값 과열 시 부동산 규제 지역 추가 지정을 검토하겠다”고 공언한 뒤 서울 일부 자치구들이 예상지역으로 거론되고 있다. 투기지역으로는 동작·동대문·중구 등이 사정권 내에 올라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투기지역은 해당 시·군·구의 최근 2개월 평균 집값 상승률이 현 시점 기준 0.5% 이상이어야 지정할 수 있다. 동작구는 0.56%, 중구는 0.55%, 동대문구는 0.52% 올랐다. 현재 강남 4구(서초·강남·송파·강동), 마포·용산·성동·영등포·양천·노원·강서구 등 서울 11개 구와 세종시가 투기지역에 묶여 있다. 경기 광명시·안양시 등 수도권 일부 지역은 투기과열지구 대상지로 언급된다. 투기지역보다 규제 수위가 한 단계 낮은 투기과열지구는 최근 2개월 청약경쟁률이 5대1을 초과해야 지정 가능한데 최근 광명 일부 재건축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평균 18대 1을 넘었고 안양에서는 48대 1을 넘는 아파트가 나오기도 했다. 국토부는 규제 지역 추가 검토와 함께 다음 주부터 서울 전역에서 주택 매매와 관련한 자금조달계획서 등 실거래 신고 내용을 집중 조사하고 재건축 사업장도 점검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추가 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가을 이사철 도래, 개별 지역 호재 등으로 인해 서울 집값이 쉽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 같다”며 “투기지역의 경우 1가구 주택담보대출이 1건으로 제한되는 효과가 있는 정도고, 실거래 내역까지 들여다본다는 것은 그만큼 쓸 수 있는 카드가 고갈됐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매물이 줄고, ‘똘똘한 한 채’로 쏠리고, 지역별·단지별 초양극화 현상이 벌어지는 등 규제 일변도 대책의 부작용이 슬금슬금 나타나고 있다”며 “정부가 전쟁하듯 ‘시장을 이겼네 마네’ 할 게 아니라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 수요가 집중되는 서울의 주택 공급을 확대할 방안부터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