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출생아 50만명 아래로
정원감축만으로는 해결 어려워
지방대‘수도권 쏠림’타격 심화

대입 학령인구 절벽 현상이 본격화하며 대학 자체 노력만으로는 해결이 힘들다는 비관론이 확산하고 있다. 당장 몇 년 뒤엔 대입 정원이 고교 졸업자 수보다 10만 명 이상 많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9일 교육계에 따르면, 2000년대 출산율이 급감하며 향후 대학가의 신입생 확보 전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육개발원의 ‘고교 졸업자 수 및 대학 입학생 정원 변화 추이’ 보고서를 보면, 고교 졸업생 규모 자체는 2017년 58만3608명으로 2008년 58만1921명에 비해 약간 증가했지만, 올해 고3이 태어난 2000년 이후로는 출생아 수가 급격히 감소한다. 2001년에는 60만 명 이하, 2002년부터는 50만 명 이하로 출생아 수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실제 대입 모집 인원과 학령인구의 격차도 점차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의 ‘초중고 학년별 학생 수, 대입정원 충족률 비교’ 자료에 따르면, 대입 당사자인 일반학급을 기준으로 했을 때 2019학년 고3 학생 수는 56만여 명, 2021학년도 대입을 치르는 현재 고1 학생들은 45만6792명으로 조사됐다.

재학생 외 재수생 등의 수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특성화고 등 재학생 중에서도 대학 진학을 포기하는 인원이 발생하기 때문에 대입 정원 미달 사태는 피하기 어렵게 된다.

교육부와 대학은 학령인구 감소 위기에 맞서 대책을 짜느라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교육부는 위기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3년 주기로 대학기본역량진단(대학구조개혁평가)을 실시하고 있다. 경쟁력이 낮거나 부실하게 운영 중인 대학들을 평가해 정원 감축을 요구한다. 다만 일부 대학이 정원을 줄이더라도 학령인구 감소 폭에 맞는 교육부 대책은 근본적 해결이 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소수의 대학·학과를 제외한 지방대학, 전문대학들도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수험생들의 수도권 쏠림 현상을 극복하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한 지방대 입학처장은 “대학 내실을 다져 경쟁력을 살리고 학생들을 지방으로 데려올 수 있도록 홍보를 강화하고 있지만 학령인구 감소로 지방대가 치명적 타격을 받는 건 피할 수 없다”며 “정원 미충원이 계속된다면 학과 통폐합, 학부 폐지 등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다”고 답답한 속내를 털어놓았다.

김기윤 기자 cesc3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