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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운택 계명대 교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기존의 일자리를 유지하는 것보다 미래 일자리를 준비해야 합니다.”

임운택(사진)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9일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이런저런 논의는 많지만, 그에 적합한 맞춤형 일자리에 대한 논의는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임 교수는 “독일을 보면 앞으로 발생할 미래 일자리는 물론, 표준화된 모델도 만들어가면서 앞서가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당장 눈앞의 일자리에만 급급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임 교수는 “현재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불완전한 노동의 정상화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 20~30년 후의 일자리 고민은 부재하다. 현재 논의되는 4차 산업혁명의 개요를 보면 뜬금없는 논의가 많고, 일자리와 관련이 없는 기술만 중시된다”며 현 정부 정책의 한계를 지적했다. 예컨대 최저임금과 주 52시간으로 어려워하는 중소기업을 보면, 결국 해법은 자동화를 선택하게 될 수밖에 없는데, 이는 당장은 노동자들에게 해악이 되지만, 장기적으로 시장의 수요가 없어져 사업주에게도 문제가 된다는 의미다.

임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은 단순한 기술 중심의 변화뿐 아니라, 거기에 맞는 일자리 창출에 대한 모델을 고민하면서 풀어야 한다”며 “그런 면에서 (숙련) 교육이 필요한데 기업이나 대학은 물론, 정부도 이런 측면의 미래에 대한 비전이 부족한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도 4차 산업혁명이 자동화로 끝나는 게 아니라 고숙련 노동을 통해서 생산성을 높이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거시 경제적 측면에서 유효성을 창출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업훈련에 대한 국내의 무관심도 지적했다. 임 교수는 “우리나라는 직업훈련을 당연하게 생각하고는 있지만, 형식적으로 진행되면서 노동자들이 교육받는 자체를 참 싫어한다”며 “대형자동차 제조업체조차 노동자에게 훈련을 받으라고 하면 인상부터 쓰는 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그는 “기존의 일자리를 유지하는 교육이 아닌, 새로 태어나는 일자리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조업 자체에서 새로운 미래 일자리가 만들어지기보다는 제조업과 유통서비스 등이 함께 결합해 우리가 그동안 이해하지 못했던 새로운 일자리가 탄생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임 교수는 “미래 일자리를 준비하지 않으면 기술만 남게 되고, 이후 우리가 지불해야 할 대가가 너무 커진다”고 우려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