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IS 연계 가능성 낮아”

지난달 리비아에서 발생한 우리 국민 피랍사건 해결을 위해 정부는 외교부 장관 특사로 백주현(외무고시 19회) 전 카자흐스탄 대사를 리비아 현지에 파견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번 사건에 알카에다나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등 급진 세력이 연루됐을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리비아 정부와 피해자 석방을 위해 긴밀한 협력을 하고 있다.

8일 외교부 관계자에 따르면 백 전 대사는 관련 절차가 종료되는 대로 금주 내에 리비아 현지로 출국할 예정이다. 백 전 대사는 현지에서 사건 해결을 위한 리비아 정부의 추가 노력을 이끌어 내는 동시에 향후 대응 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다.

백 전 대사는 주러시아 참사관과 외교부 유럽국 심의관, 재외동포영사국장, 주카자흐스탄 대사, 주휴스턴 총영사 등을 역임했다. 특히 재외동포영사국장 재직 시절 2010년 ‘삼호드림호’ 피랍사건과 석해균 선장 등을 구조한 2011년 ‘삼호주얼리호’ 피랍사건 등에서 피랍자 구출을 위해 노력한 바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백 전 대사에 대해 “납치사건 해결에 상당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납치세력들은 아직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내놓지 않은 채로 지난 1일 피해자들로 추정되는 한국인 포함 4명의 동영상만을 현지 매체를 통해 공개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우리 정부, 리비아 당국, 세계적인 유괴 관련 전문 컨설팅업체 등이 관련 동영상을 정밀 분석했다”며 “(분석 내용을) 우리 국민 석방을 위해 활용 중이고 피해자들이 비슷한 내용을 반복적으로 언급하는 것을 봐서 연습을 거쳐 편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알카에다나 IS 같은 급진 세력의 연계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동영상 공개 이후 납치세력들이 리비아 및 한국 당국에 납치 목적과 이에 따른 요구사항을 구체적으로 전달해 왔는지에 대해 이 당국자는 “말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