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표지판도 녹이는 더위 연일 38도를 웃도는 폭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2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 주택가 벽면에 설치한 도로명 표지판이 접착제가 열에 녹아 떨어지려 하고 있다. 뉴시스

- 손수영 경북대 교수 연구팀

‘여름철 더위가 다소 불쾌하다’
서울男64%-대구男 36% 응답

사상 최악의 폭염이 전국을 강타하는 가운데 대표적인 폭염 도시 대구 시민과 최근 대구보다 더 뜨거운 서울 주민 중 어느 쪽이 더위에 강할까. 대구 시민이 더위 적응 능력이 강하고 더위를 느끼는 온도도 서울보다 다소 높다는 설문조사 연구 결과가 나왔다.

3일 손수영 경북대 가정교육과 교수 연구팀이 지난해 8월 대구와 서울에서 5년 이상 거주한 성인 남성(20~40대) 각각 200명을 대상으로 온도·습도·복사열·기류 등 유사한 ‘더위지수’ 상황에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서울 주민은 ‘더위에 강하다’에 34명(17%)이 답했지만, 대구는 50명(25%)이 응답했다. 또 지난 5년 동안 폭염 강도 변화 인식에 대해서는 서울은 130명(65%)이 ‘다소 심해졌다’고 답한 반면, 대구는 90명(45%)이 답해 서울이 20%포인트 높았다.

특히 서울은 여름철 더위에 대해 127명(64%)이 ‘다소 불쾌하다’고 답해 대구의 71명(36%)보다 28%포인트 높았고, ‘여름철 일과 시간 중 에어컨이 꼭 필요한가’라는 질문에서는 서울은 169명(85%)이 ‘그렇다’고 답해 대구의 140명(70%)에 비해 높은 편이었다. 여름철 덥게 느껴지는 실외 온도는 서울은 섭씨 29±2.6도, 대구는 30±3.4도로 조사돼 대구가 1도 정도 높았다.

손 교수는 “대구는 서울 사람보다 여름철 열에 많이 노출되면서 더위 적응 능력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이 연구는 폭염 취약성 평가 및 더위 적응 능력 정책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 교수 연구팀은 연구 결과를 ‘서울과 대구지역 거주 성인 남성의 여름철 폭염 인지 및 체온 조절성 행동 비교’라는 제목으로 지난 2월 한국지역사회생활과학회지에 게재했다.

대구 = 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