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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보좌관 등 5명 이례적 회견
트럼프와 러 사이 선긋기 의도

英가디언“러시아 여성 스파이
美대사관 비밀수사국서 근무”

미국의 국가안보를 책임지는 부처 수장들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러시아의 선거개입 움직임을 한목소리로 경고했다. 이와 함께 러시아 여성이 최근까지 주러시아 미국 대사관 비밀수사국에서 근무하며 스파이 활동을 하다 해고된 사실이 밝혀지며 러시아의 첩보 활동에 대한 미국 내 우려가 극에 달하고 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댄 코츠 국가정보국(DNI) 국장,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 커스텐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 폴 나카소네 국가안보국(NSA) 국장은 2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공동브리핑을 하고 러시아의 선거개입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보안보 수장들이 한꺼번에 백악관 연단에서 러시아를 비판한 것은 이례적이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러시아는 옛 소련 시절부터 미국 사회에 개입하려 해왔고, 현재도 마찬가지”라고 경고했다. 나카소네 국장도 “더 이상 선거를 흔드는 시도를 좌시하지 않겠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번 브리핑에 대해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 대선 개입 의혹에 선을 긋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러시아의 선거개입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워주면서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의 러시아 내통 의혹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책임이 없다는 여론을 확산시키기 위한 정치적 계산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또 대선 캠프에서 선거대책위원장이던 폴 매너포트의 러시아 연계 의혹으로부터 거리를 두겠다는 의미로도 보인다.

한편, 미국 정보기관이 러시아 여성 스파이가 모스크바 주재 미국 대사관에서 10년 이상 일했던 것으로 파악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2일 보도했다. 이 여성은 대사관 내 비밀수사국에 고용돼 근무처 내에서 사내 인트라넷과 이메일 등에 접속해 대통령 및 부통령의 스케줄 정보 등에 접근할 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인물은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직원들과도 정기적인 만남을 가져오다 지난여름 국무부 보안과(RSO)가 외국 직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감사 과정에서 현행범으로 붙잡혀 해고됐다. 이에 대해 비밀수사국은 “해당 여성이 국가안보에 대한 비밀을 얻을 수 있는 위치는 아니었다”며 “외국인을 국가안보 정보를 열람할 수 있는 자리에 배치하지는 않는다”고 해명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