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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훈련 앞당겨 무력시위
국제유가도 사흘 만에 반등

미국의 대(對)이란 경제제재 복원(8월 6일)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란이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30%가 오가는 페르시아만(걸프만) 지역에서 군사훈련에 착수했다. 미국이 경제제재에 들어갈 경우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무력시위 성격으로 파악된다. 이란의 해상 군사훈련 영향으로 중동 지역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도 사흘 만에 반등했다.

3일 CNN과 로이터통신 등은 미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페르시아만 지역에서 해상 군사훈련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훈련이 진행 중”이라며 “IRGC가 군사훈련 초기 단계로 소형 공격용 보트 수십 척을 배치했다”고 밝혔다. IRGC가 군사훈련을 벌이는 장소는 호르무즈해협을 중심으로 한 페르시아만 일대와 아라비아해 북서부 오만만 지역인 것으로 알려졌다.

IRGC가 페르시아만 지역에서 군사훈련에 나선 것은 오는 6일 미국의 이란 제재 복원을 앞두고 맞대응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란은 통상적으로 매년 가을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해왔으나 올해는 미국 등과의 긴장 고조로 앞당겨졌다. 미국은 6일부터 이란의 달러화 유입을 제한하고 귀금속, 항공기, 자동차 등 거래를 할 수 없도록 제한한다. 11월 4일부터는 이란의 생명줄과 같은 원유 수출이 제한되고 이란중앙은행과 거래도 금지한다는 계획이다. 이란 정부와 군부는 원유 수출이 제한될 경우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겠다고 거듭 위협해 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이란과 정상회담 가능성을 거론하며 이틀 연속 하락했던 국제유가는 이란의 군사훈련 소식이 전해지면서 오름세로 돌아섰다. 2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 대비 1.92% 오른 배럴당 68.96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9월물 브렌트유 가격 역시 1.46% 상승한 배럴당 73.45달러에 마감됐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제의는 진지한 정치적 행보라기보다 선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