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첫 ‘黨대표경선’ 대의원대회

4일 호남·5일 충청 등 잇따라
이번주말 초반 판세 드러날듯

더불어민주당이 새 지도부를 뽑는 8·25 전당대회를 앞두고 3일 제주를 시작으로 전국을 돌며 시·도당 대의원대회를 연다. 당권 주자인 송영길·김진표·이해찬(기호순) 의원은 전날(2일) 첫 TV토론에 이어 제주와 호남권(4일), 충청권(5일)에서 잇달아 대의원 표심 잡기 경쟁을 벌인다. 특히 세 후보는 ‘독선 이해찬’ ‘보수 김진표’ ‘건방 송영길’ 등의 평가가 나올 정도로 비호감 이미지가 있는 만큼, 장점을 부각시키는 것 못지않게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이번 주초 최고위원 후보들이 한 라디오 방송에서 당 대표 후보들의 약점을 적나라하게 거론했던 것을 언급하며 “그런 평가가 일반적으로 퍼져 있는 것 아니냐”며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도 뽑아야 하는 선거인 만큼 후보들이 자신의 약점을 최대한 보완하면서 달라진 모습을 보이는 게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남인순 의원은 이 의원에 대해 “당에 오기 전 함께 일할 때 갑자기 (이 후보가) 버럭하는데 다른 사람들은 왜 버럭하는지 모른다”며 “결정이 이뤄지면 독단적 결정에 끌려가야 한다”고 평했다. 김 의원에 대해서는 당의 주된 흐름에 비해 지나치게 보수적인 성향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송 의원에 대해 황명선 논산시장은 “영길이 형은 아는 게 많긴 한데 너무 가르치려고 든다”고 말했다.

각 후보 캠프는 이 같은 지적에 정면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이 의원은 당 대표 후보 출마선언 뒤부터 ‘버럭’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꾸준히 제기되는 지적에 대해서도 조곤조곤 반박하는가 하면 젊은층이 주로 듣는 팟캐스트에 출연하는 등 친숙한 이미지를 심어주려 노력하고 있다. 김 의원은 보수적이라는 지적을 ‘경제 당 대표’라는 본인의 슬로건에 맞춰 방어하고 있다. 또 민주당이 싸우는 정당이 아니라 정책을 내놓고 경제를 살리는 실력 있는 정당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송 의원은 꾸준히 당원 및 대의원과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2년 전 당 대표 경선에서 ‘컷오프’된 뒤 꾸준히 지역을 돌며 바닥 민심을 챙겨왔다는 후문이다.

한 캠프 관계자는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 이 의원의 지역구가 있는 충남권 대의원대회가 연이어 열리는 이번 주말이 지나면 초반 판세가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