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흉내를 내며 ‘옥탑방 쇼’를 벌인다는 사회 일각의 비판을 받는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문재인 대통령이 새 선풍기를 선물했다고 한다. 옥탑방에서 선풍기를 이미 사용하던 박 시장은 지난 27일 부인과 함께 새 선풍기를 조립하는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문 대통령께서 무더위에 수고한다고 보내셨다’고 밝혔다. ‘마치 신접살림에 전자제품 하나 장만한 것처럼 아내가 좋아서 어찌할 줄 모른다’고도 했다. 박 시장의 쇼도, 문 대통령의 격려 선물도 볼썽사납다.

박 시장은 “절박한 민생의 어려움을 느끼면서 강남·북 균형 발전 방안을 찾겠다”고 했으나, 그런 방안의 모색에 옥탑방 생활이 효율적일 수 없다는 사실은 삼척동자도 모르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박 시장이 오는 8월 18일까지 예정으로, 지난 22일부터 서울 강북구 삼양동 2층짜리 단독주택의 30.2㎡ 크기 옥탑방에서 생활하며 ‘현장 시장실’을 운영하는 것은 ‘친(親)서민’으로 보이려는 전시성 이벤트일 뿐이다. 비서관용(用)을 포함해 2개의 방에 에어컨 아닌 선풍기를 각각 들여놓았던 것도 마찬가지다.

임차료 200만 원은 다른 용처로 돌렸어야 할 예산이다. 인근 주민 생활 불편도 키운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완전 신파 코미디”라며 “에어컨 켜고 맑은 정신에 열심히 일하는 게 맞지 않을까”라고 반문한 취지대로, 그런 쇼에 집착할 때가 아니다. 정상적 시장실에서 정상적 시정(市政)의 실질을 고민해야 한다. 서울의 글로벌 도시경쟁력을 키워 일자리와 소득을 늘리는 것이 진정으로 서민을 위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