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유희·휴양구역 등 형성
외국인 투자 땐 우선권 줄 것”
관광거점化로 제재 우회 노려

북한이 유엔 대북제재에 포함되지 않은 외국인 관광을 이용해 북·중 접경 지역인 신의주 개발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3차례 방중 이후 중국의 대북제재 완화 조짐이 뚜렷한 상황에서 신의주 개발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구멍을 뚫는 주요 통로로 자리매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북한 국가관광총국이 운영하는 홈페이지 ‘조선관광’은 ‘전망 있는 신의주 국제경제지대’라는 선전 글에서 신의주가 관광, 무역, 첨단기술산업, 보세가공, 금융업을 결합한 세계적인 ‘특수경제지대’로 발전할 것이라고 홍보했다. 국가관광총국은 북한의 관광사업을 지도·관리하는 기관이다.

조선관광은 “조선의 5대 강 중 하나인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중국의 국경도시 단둥(丹東)시와 마주하고 있는 신의주 국제경제지대는 철도, 도로, 비행장, 항만을 비롯한 발단된 교통망을 통해 수도 평양을 비롯한 나라의 여러 지역과 연결되어있고 조·중 친선다리를 통해 중국과 이어져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2002년 ‘신의주특별행정구기본법’을 제정해 신의주를 홍콩처럼 외국인의 자유로운 투자가 가능한 지역으로 만들었다. 초대 행정장관으로 양빈(楊斌) 어우야(歐亞)그룹 회장을 임명했지만 중국 당국이 양 회장을 탈세 혐의로 구속하면서 특구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이후 북한의 3대 세습과 핵·미사일 개발 지속으로 북·중 관계가 더욱 악화됐고, 이렇다 할 외국인 투자 유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신의주는 현재까지도 경제특구로서의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북한은 최근 회복 궤도에 들어선 북·중 관계를 활용해 본격적인 신의주 개발 재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3차 북·중 정상회담 이후 신의주 현지지도를 벌이기도 했다. 이전과 차별화되는 부분은 과거에는 국제금융, 무역, 첨단과학 등을 통한 외자 유치에 초점을 뒀지만, 이번에는 관광을 주력 사업으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당장 유엔 대북제재를 해제·완화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제재 대상이 아닌 관광을 통해 외자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조선관광은 “신의주 국제경제지대에서는 외국투자에 대한 법적 보호가 철저히 담보되어있으며 특히 관광업, 호텔업 등 수익성이 높은 대상들의 경영권 취득에 우선권을 준다”며 “골프, 유희오락, 관광공원, 휴양구역이 형성돼 여기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즐겁고 유쾌한 시간을 보낼 기회를 안겨주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