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다른 댐도 조사를”

라오스 정부가 SK건설이 시공하던 라오스 남동부의 수력 발전댐 사고로 수몰된 지역을 긴급재난구역으로 선포하고 적극적인 실종자 수색 및 구조에 나서고 있다. 이번 댐 유실로 인한 수몰사고로 라오스가 추진하고 있던 발전 사업도 큰 차질을 빚게 됐다.

25일 라오스 관영언론 KPL 등에 따르면 라오스 정부는 피해 지역을 긴급재난구역으로 선포했다. 통룬 시술리트 라오스 총리는 전날 월례 국무회의를 취소한 뒤 군용 헬기를 타고 사고 현장을 방문해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구조활동을 독려했다. 아타푸 주정부는 “현재 정부와 인근 조직, 기업, 경찰과 군인은 물론 당 관계자까지 희생자 구조작업에 동원되고 있지만, 지원이 절실하다”고 발표했다. 이날 SK건설은 인력과 헬기, 보트, 의료장비, 구명조끼, 구호물품 등을 긴급 투입했다.

라오스 남동부 아타푸주 볼라벤 고원의 세피안-세남노이 댐 건설 현장에선 지난 23일 오후 8시쯤 폭우로 댐이 유실·범람하면서 인근 마을로 50억t의 물이 방류돼 인근 6개 마을이 수몰됐고 약 660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정확한 집계는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현재 수십 명의 사망이 확인됐고 수백 명이 실종돼 대규모 인명피해가 예상된다. 메콩강 지류를 막아 건설 중이던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소는 2개의 대형댐과 5개의 보조댐, 발전소로 구성돼 있다. SK건설은 한국서부발전과 태국 전력회사와 합작법인을 구성해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뚜렷한 수출 품목이 없는 라오스는 수많은 수력발전소에서 전력을 생산해 태국 등으로 수출하고 있다. 현재 46개 발전소가 건설돼 있고 오는 2020년까지 54개의 수력발전소를 추가로 건설할 계획을 세우는 중이다. 이 계획이 마무리되면 라오스의 전력 생산량은 현재의 2배 규모인 2만8000㎿로 늘어난다. 국제 환경단체 인터내셔널 리버의 마우린 해리스는 영국 BBC 방송에 “그동안 기후변화로 인한 수량 변화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많은 사업이 추진됐고 이번 댐 사고로 라오스의 건설 및 관리 계획에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며 “다른 댐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동남아시아 전문가인 브라이언 에일러는 “대형 댐이 붕괴할 경우 보조댐이 완충 역할을 할 수 있지만, 보조댐은 이 같은 완충 역할을 하는 곳이 없어 범람 피해는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