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놀이 문화가 주는 의미는 상당히 크다. 세계인들과 하나가 되면서 같이 호흡할 수 있는 것은 공통의 축제이며 에너지의 근원이다. 2018년 작. 김영화 화백

골프장으로 쉼 없이 택시가 들어왔다. 골프장엔 골프를 치러온다. 그런데 이상하다. 택시는 골프장 클럽하우스가 아닌 골프연습장에서 정차한다. 골프백 대신 대형 트렁크부터 백팩 등이 내려진다. 외국인 일색이다.

이들이 골프장으로 왜 왔을까. 공연을 보기 위해서다. 무슨 공연이기에 골프장으로 온 것일까.

가깝게는 일본, 멀게는 브라질에서 날아왔다. 싱가포르, 홍콩, 중국, 필리핀, 태국, 독일, 영국 등 약 40개국에서 왔다. 공연 3일 전부터 외국 관광객들이 몰려들었다. 서원밸리 그린콘서트를 보기 위해서다.

이들은 정원처럼 펼쳐진 골프장 잔디밭에서의 공연에 하나같이 ‘원더풀’을 외친다. 골프장 코스를 걸어보며 행복함을 표출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찾아온 프랑스에서 온 친구는 골프장 풀 향기가 너무 좋고, 슈퍼주니어 이특과 신동이 너무 좋다고 말한다. 지난 5월 그린콘서트에 약 4000명의 한류 팬들이 해외에서 날아왔다.

골프장에서 내가 좋아하는 가수 공연을 보는 것만큼 행복한 일은 없다고 한다.

올해 그린콘서트 공연의 하이라이트 ‘워너원’도 “좋은 취지의 자선행사라서 참석했는데 골프장이 너무 아름답다”면서 “이 좋은 취지의 공연을 계속 사랑해달라”는 멘트를 남겼다. 4만여 명의 관객은 하나같이 “네, 네∼”를 외쳤다. 놀라운 힘이다.

이 콘서트에 다녀간 후 골프를 시작한 한류 가수가 많다.

김조한은 “골프장 오는 동안 음악과 자연을 만끽할 수 있어서…”, 알리는 “해 질 무렵 녹색의 골프장이 너무 아름다워서…”, 정동하는 “골프장의 싱그러운 자연감에 매료돼서…” 등등의 이유를 들면서 골프를 시작했다.

원조 아이돌 슈퍼주니어의 이특은 지난해에 출연했고 신동까지 함께했다. 신동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슈퍼주니어 멤버 모두에게 골프를 가르쳐 완전체로 자선그린콘서트에 출연하겠다”며 활짝 웃었다.

그러고 보니 요즘 한류 아이돌 사이에 골프가 붐이다. 샤이니의 민호는 골프마니아로 유명하다. 박유천, 보아, 유이, 효연, 신혜성, 앤디, 고지용, 로이킴 등 유명 아이돌이 골프를 치거나 배우고 있다.

남해에 있는 사우스케이프 골프장은 배용준과 박수진이 신혼여행과 골프를 즐긴 곳으로 유명하다. 지금도 해외에서 많이 찾아온다. 같은 공간을 공유하고 싶어서다. 유명 연예인들이 하는 모든 것이 팬들에겐 한류다.

국내 골프문화와 한류 콘텐츠를 잘 비비면 정말 맛있는 비빔밥이 나오지 않을까 앙망해본다.

이종현 시인(레저신문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