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거래법 개편 토론회

전문가 “反시장적” 잇단 지적
“기업과 경제 활력 훼손 우려”

정부가 추진 중인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전면 개편에 대해 경제력 집중 억제보다 ‘시장 친화적 경쟁 촉진’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주진열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한반도선진화재단·한국기업법연구소 공동 주최로 열린 ‘올바른 공정거래법 개편을 위한 토론회’에서 “한국 공정거래법은 ‘경제력 집중 억제’를 이유로 재벌과 대기업 집단을 규제하고 있는데, 이는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어려운 현상”이라며 이 같이 주장했다. 주 교수는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를 불문하고 세계 경제는 ‘차세대 기술혁신’이 첫 번째 화두고, 시장집중 자체를 문제 삼는 나라는 없다”며 “경쟁 제한적 기업결합 규제를 제외한 나머지 경제력 집중 억제책이 과연 타당한지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주 교수는 “경제력 집중 억제를 목표로 한 공정거래법 개편안은 실효성이 있어도 문제, 없어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심재한 영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다수 국가에서 경쟁법에 형벌 조항이 없는 경우가 많고, 형벌 조항이 있더라도 담합이나 시장지배력 남용 등에 제한적으로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심 교수는 “당사자 간 민사적 성격의 행위는 상대적으로 형벌을 통한 처벌 필요성이 작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황인학 한국기업법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헌법 제119조 2항은 경제력 집중이 아니라 경제력 남용 규제의 원칙을 명시하고 있다”며 “경제력 집중의 개념이 불확실하고, 규제를 해야 하는 논거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신도철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기업은 투자와 고용의 혁신을 이끄는 조직체인데,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과도한 규제는 기업과 경제의 활력을 훼손한다”고 주장했다.

조성봉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력 집중 억제정책은 과학적 분석이나 이론적 근거보다는 재벌에 의한 경제적 비효율성을 해결해야 한다는 사회적 여론의 산물”이라고 말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