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진전돼야 다룰 문제
소식통 “終戰은 멀리서 봐야”

미·북이 미군 유해 송환과 관련해서는 의견 접근을 이루고 있지만, 종전선언이나 평화체제 논의에서는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17일 한·미 관계 등에 정통한 소식통은 “종전선언은 멀리서 봐야 할 것 같다”며 “(미·북 정상회담에서 나온) 싱가포르 공동성명에서 미·북이 유해 송환 등 큰 틀에서 4가지 사안에 합의했지만, 그 하부 내용에 대해서는 서로 맞춰 가야 할 내용이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지난 6·12 미·북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새로운 미·북 관계 수립 △평화체제 구축 노력 △완전한 비핵화 노력 △미군 유해 발굴 및 송환 등에 대한 합의 사항을 공동성명에 명시했다. 그러나 당시 성명에서 북한은 “이미 발굴 확인된 유골들을 즉시 송환할 것을 확약”했지만, 정상회담 후 한 달여가 지난 이제야 유해 송환의 세부 내용이 협의되고 있는 만큼, 나머지 사항들에 대해서도 세부 내용을 맞추는 데 긴 과정이 필요할 것이란 전망이다.

또 유해 송환 관련, 회담 결과가 미·북 양측 신뢰 구축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종전선언 협의는 비핵화 진전 및 평화체제 논의의 틀 속에서 이뤄져야 하는 문제다. 실제 지난 6∼7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 직후 북한 외무성이 발표한 담화에 따르면 북한은 정전협정일인 7월 27일 종전선언 발표를 제안했지만, 폼페이오 장관은 각종 이유를 대며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연내 종전선언’ 목표에 관해 “남북 정상회담의 ‘4·27 판문점 선언’에도 반영되고, 6월 1일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큰 틀의 논의가 있었다”면서도 “그 이후 구체적인 남북 간 논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 워싱턴에서 한·미 간에도 종전선언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만, 구체적인 진전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종전선언의 핵심 당사자인 남·북·미 간의 논의에서 전혀 진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이 관계자는 “10·4 남북공동선언에서 합의됐고 이번 판문점 선언에서도 종전선언 합의가 재확인된 것이니 연내 발표 추진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미·북 간 논의가 진전돼야 (종전선언 발표 일정·장소 등) 실무적이고 구체적인 남북, 남·북·미 간 논의도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