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감축 정책 속도 조절할듯

올해 2분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7%를 기록해 전 분기보다 0.1%포인트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무역갈등 격화에 따른 중국 경제성장 둔화 우려가 현실화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가 우선적으로 추진해온 부채 감축 및 금융시스템 개선 등의 정책에 대한 속도 조절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중국 관영 신화(新華)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국가통계국은 올해 2분기 GDP가 41조8961억 위안(약 7043조1534억 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국가통계국은 올 1분기 성장률이 6.8%, 2분기가 6.7%이지만 상반기 전체로는 6.8%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2분기 성장률은 시장예상치에 부합했지만 1분기에 비해 0.1%포인트 둔화했으며 4분기 만에 하락했다. 지난해 1·2분기 성장률은 6.9%였으나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 6.8%를 기록했다.

중국 성장률 둔화 속에 중국과 유럽연합(EU)은 자신들을 상대로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맞서 머리를 맞대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양측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일방주의에 반대하고 자유무역과 다자주의를 지지한다는 총론에는 공감하면서도 중국의 시장 진입 제한 등 무역·투자 부문 각론에서는 이견을 보였다. 중국 언론 등에 따르면 16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베이징(北京)에서 제20차 중국-EU 정상회의가 열렸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이날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함께 정상회의를 주재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투스크 의장 및 융커 집행위원장과 별도 회동을 하기로 했다고 신화통신 등이 전했다. 이번 정상회의는 무역·투자 이슈 등이 주요 의제다. 양측은 트럼프 행정부의 무차별적 관세 조치 등에 맞서 자유무역주의와 다자주의를 고수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양측은 또 다자주의 무역 시스템으로 기능하고 있는 세계무역기구(WTO) 룰에 대해 지지하고 있다. 하지만 EU는 투자 등 각론에서는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중국의 시장 접근 제한이나 지식재산권 보호 위반, 첨단기술 산업에 대한 정부의 보조금 지급 등에 대해서는 미국과 공동 보조를 취하고 있다. 루카 자히에르 유럽경제사회위원회 대표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베이징=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