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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부터 건보료 부과 개편
직장가입자 99% 변동 없어

#직장가입자 A(43) 씨는 그동안 월 7만9000원을 내왔는데 이달부터 건보료가 4만8000원으로 내려간다. 전세공제금액이 하향조정된 데다 그가 보유한 1600cc 소형자동차에 대한 보험료도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자녀의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등록돼 건보료를 내지 않아도 됐던 은퇴자 B(70) 씨는 이달부터 월 21만3000원의 건보료를 내야 한다. 연금 소득이 연간 3413만 원에 달하고, 재산도 시가 7억 원(과표 3억660만 원)에 달해 지역가입자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연봉 3600만 원을 받는 직장인 C(33) 씨는 그동안 연봉을 통해 계산된 건강보험료로 월 9만2000원을 내왔지만, 이달부터는 월 22만5000원으로 보험료가 오른다. C 씨는 월급 외에도 본인 소유의 빌딩과 상가 임대를 통해 연 6000만 원을 추가로 버는 만큼, 월급 외 소득 보험료 13만3000원이 추가됐다.

7월부터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1단계 개편이 적용되면서 지역가입자 가운데 589만 세대의 건강보험료는 평균 2만2000원 내려가고, 자녀 보험에 무임승차해오던 고소득 피부양자 30만 세대는 지역가입자로 전환돼 보험료를 새로 납부하게 된다. 월급에 따라 건보료가 부과되는 직장가입자의 경우 99% 변경이 없지만, 월급 외 소득이 많은 고소득 직장가입자 15만 세대는 보험료가 인상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5일 건강보험료 고지에 앞서 변경된 보험료를 국민이 미리 알 수 있도록 11일부터 사전 안내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어떻게 바뀌었나 = 그동안 지역가입자에게 불합리했던 소득평가구조를 개편했다. 직장가입자는 월급 파악이 명확해 부과체계에 논란이 없었지만, 지역가입자의 경우 소득파악 자체가 어려워 불합리함을 호소하는 민원이 많았기 때문이다. ‘송파 세모녀’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성별·나이에 부과하는 평가소득이 폐지되고, 소형 자동차와 재산에 부과되는 보험료 역시 면제하거나 축소했다. 소득과 재산이 많지만, 피부양자로 등록돼 보험료를 내지 않았던 고소득자도 지역가입자로 전환하고, 형제·자매도 피부양자 기준에서 탈락된다. 월급 외 소득이 연간 3400만 원을 넘는 직장가입자에게도 추가 건보료가 부과된다.

◇얼마나 줄고 늘어나나 = 지역가입자의 77%(589만 세대)는 약 2만2000원 보험료가 내려가지만, 고소득 지역가입자 17%(39만 세대)는 월 5만6000원가량 오른다. 피부양자에서 소득과 재산기준이 초과돼 지역가입자로 전환되는 7만 세대는 월 18만8000원을 납부하게 되며, 형제·자매 제외 23만 명은 월 2만9000원을 새로 낸다. 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저소득층의 경우 건강보험료 부과 자체가 작아 인하에 대한 체감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으며, 추가 부담하는 고소득층에서 불만이 있을 수 있어 개편의 취지 등에 대해 체계적으로 설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4년 뒤 기준 더 강화 = 2022년 7월부터는 2단계 개편이 시행된다. 2단계에서는 지역가입자의 경우 재산 공제 금액과 자동차 부과 기준 등이 강화된다. 직장가입자 월급 외 소득 보험료 기준도 연간 2000만 원 초과로 확대된다. 피부양자 소득 인정 기준도 2000만 원 초과로 늘어난다. 한편, 건강공단은 홈페이지(www.nhis.or.kr) 내 ‘달라지는 건강보험료 모의계산’ 코너를 통해 모든 개인이 각자의 보험료 부담에 대해 계산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시작했다. 또 공단 모바일 앱(M 건강보험)을 설치한 뒤 접속, 공인인증서로 로그인하면, 본인의 달라진 건강보험료를 알아볼 수 있다. 1577-1000번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로 전화문의, 가까운 지사를 방문해도 확인할 수 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