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체들 “좌고우면하지 말고
민족끼리 판문점 선언 이행”
美제재 여전… 돌파구 시도

북한이 비핵화 조치에는 시간을 끌면서도 우리 정부를 향해서는 연일 남북 교류·협력 사업의 조속한 시행을 압박하고 있다. 미국이 다시금 ‘최대 압박’ 카드를 들고 나오면서 이른 시일 내 대북 제재 완화가 어려워 보이자, 남북 경협 재개로 경제의 숨통을 틔우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북한의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11일 ‘눈치놀음이나 객관적 조건이란 있을 수 없다’는 제목의 글에서 “북과 남은 판문점 선언을 이행하는 데서 그 누구의 눈치를 보거나 객관적 조건에 빙자해서는 안 되며 모든 문제를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풀어나가야 한다”며 “우리 민족이 주인이 되어 해결해나가야 할 북남관계 문제를 놓고 외세의 눈치를 본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다른 선전매체인 ‘메아리’ 역시 ‘좌고우면하지 말고 판문점 선언 이행에 충실하자’는 제목의 글에서 “역사는 아무리 역사적인 북남 합의들이 나오고 공동성명이 채택되어도 자기 이해관계를 앞세우며 겨레의 지향과 요구에 따라서지 못하고 주변 환경이나 정세 변화에만 지나치게 신경 쓴다면 그 이행이 순탄치 않게 된다는 것을 교훈으로 새겨주고 있다”며 “지금 그 무엇보다 신경을 써야 할 것도 다름 아닌 판문점 선언의 충실한 이행”이라고 밝혔다. 매체는 “지금 북과 남 사이에 여러 부문별 회담들이 진행되고 평양에서 통일농구경기가 진행되는 등 민족적 화해와 관계개선의 분위기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판문점 선언 이행을 초미의 중대사로 내세우고 순간의 주춤도 없이 일관하게 밀고 나갈 때라야만 진실로 자기의 역사적 의무를 다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으며 겨레 앞에 떳떳해질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비핵화 조치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북한이 남북 경협을 경제난의 돌파구로 삼으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우리 정부는 남북 경협 사업과 관련해 “비핵화 진전과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완화 등 종합적인 여건을 고려해 진행한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 중이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