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신들린 선방쇼 골키퍼 조현우(대구 FC)가 28일 오전(한국시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끝난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독일 레온 고레츠카(샬케 04)의 슛을 몸을 던져 막아내고 있다. AP연합뉴스

90분 지나서도 끈질긴 투혼

손흥민, 월드컵 2경기 연속 골
역대득점 중 가장 늦은시간 터져

점유율 싸움 40%P差 밀렸지만
날카로운 역습·쉴 틈 없는 압박

슈퍼세이브 조현우가 ‘MOM’
평점 8.85…獨골키퍼는 2.59

한국 축구대표팀은 포기하지 않았다.

대표팀은 28일 오전(한국시간) 러시아 카잔 아레나서 끝난 러시아월드컵 F조 조별리그 독일과의 3차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1승 2패(승점 3·골득실 0)가 된 대표팀은 스웨덴(2승 1패·승점 6·골득실 3·1위), 멕시코(2승 1패·승점 6·골득실 -1·2위)에 이어 3위로 16강에 오르지 못했지만 독일을 누르는 이변을 ‘합작’했다. 비록 16강 진출이 좌절됐지만 대표팀은 잘 싸웠다. 멕시코가 스웨덴에 0-3으로 패하는 바람에 16강에 오르지 못한 게 아쉽다.

끝까지 쉬지 않고 달린 대표팀은 러시아월드컵에서의 3득점 모두를 경기 종료 직전인 후반 추가 시간에 작성했다. 24일 멕시코와의 2차전(1-2 패)에선 경기 종료 직전인 후반 48분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왼발 중거리 슛으로 그림 같은 득점을 올렸다. 그리고 독일과의 3차전에선 후반 추가시간에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과 손흥민의 골이 이어졌다. 후반 48분 손흥민이 올린 코너킥이 독일 수비수 발에 맞았고, 문전에 있던 김영권이 잡아 왼발 슈팅으로 골대 오른쪽 상단을 갈랐다. 부심은 김영권의 오프사이드 반칙을 선언했지만, 비디오판독(VAR)을 통해 득점으로 인정됐다. 후반 51분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바이에른 뮌헨)까지 공격에 가담하는 틈을 파고들어 역습을 펼친 손흥민이 텅 빈 골대에 추가골을 넣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손흥민은 이로써 단일 월드컵에서 2경기 연속 득점을 올린 첫 한국인으로 등록됐다.

대표팀은 점유율 싸움에서 독일에 30%-70%로 밀렸지만, 날카로운 역습을 지속해 펼쳐 독일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대표팀은 경기 내내 쉴 틈 없는 강한 압박으로 독일의 공세를 차단했다. 투지, 그리고 골 결정력까지 흠잡을 데 없었다.

세트피스가 기분 좋게 골로 연결됐다. 한국은 2014 브라질월드컵까지 통산 31골을 넣었고, 그중 14골(약 45.2%)을 세트피스로 챙겼다. 또 1986 멕시코월드컵부터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까지 꾸준하게 세트피스로 득점을 올렸고, 2002 한·일월드컵부터 남아공월드컵까지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2014 브라질월드컵에선 세트피스로 골을 넣지 못했고, 무승(1무 2패)에 그쳤다. 대표팀은 지난달 21일 소집된 뒤부터 세트피스 훈련은 공개하지 않은 채 손발을 맞췄다.

눈부신 선방쇼를 펼친 골키퍼 조현우(대구 FC)는 경기최우수선수(MOM)로 선정됐다. 조현우는 전반 39분 마츠 후멜스(바이에른 뮌헨)의 슈팅, 후반 2분 레온 고레츠카(샬케 04)의 헤딩슛을 잇달아 막아내는 등 선방 7개를 남겼다. 영국 매체 BBC는 조현우에게 양 팀을 통틀어 최고인 평점 8.85를 부여했다.

반면 독일 골키퍼 노이어는 2.59에 그쳤다. 조현우는 “경기가 끝나고 나서야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단 말을 들었다. 러시아월드컵에서의 마지막 경기이기에 너무 슬퍼서 동료들과 함께 부둥켜안고 울었다. 내가 아닌 다른 선수였어도 잘 막았을 것이다. 나를 믿고 앞에서 열심히 뛰어준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고 말했다.

카잔 =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