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카잔=연합뉴스) 27일(현지시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 한국과 독일의 경기에서 김영권의 골에 이어 손흥민이 골을 넣자 한국 선수들이 함께 환호하고 있다. 2018.6.28

韓, 세계 1위 獨 2-0 제압
1·2차전 부진에 비난 쇄도
선수들 똘똘뭉쳐 값진승리
16강 좌절 불구 국민 열광
외신 “월드컵史 최대 이변”

한국 축구대표팀이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디펜딩챔피언 독일을 꺾는 기적을 연출했다. 대표팀은 1, 2차전 부진으로 비난, 외면을 받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똘똘 뭉쳐 16강 진출에 견줄 만한 값진 승리를 거뒀다.

대표팀은 28일 오전(한국시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끝난 F조 조별리그 독일과의 3차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골을 터트려 2-0으로 이겼다. 아시아 국가가 월드컵에서 독일을 꺾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영권의 선제골을 부심은 오프사이드로 판정했지만 비디오판독(VAR) 끝에 골이 인정됐다.

주요 외신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7위 한국이 독일(1위)에 승리한 것에 찬사를 보냈다. 영국 BBC는 “독일이 한국에 져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것은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사건 중 하나”라고 전했다.

반면 독일 언론은 ‘악몽’ ‘재앙’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충격적인 탈락 소식을 보도했다. 월드컵 최다우승 공동 2위(4회)인 독일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것은 80년 만이다. 독일은 또 1954 스위스월드컵부터 4년 전 우승한 브라질월드컵까지 16회 연속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한국은 그러나 조 3위가 돼 16강 진출에는 실패했다.

비난이 쇄도하면서 마음고생이 심했지만 대표팀은 신뢰를 잃지 않고 독일을 꺾었다. 그리고 국민께 희망을 드릴 수 있어 행복했다는 뜻을 전했다. 비난 세례를 받는 탓에 ‘욕받이’로 불렸던 김영권은 눈물을 떨구면서 “국민께 희망을 드릴 수 있어 감사하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정우영(빗셀 고베)은 눈시울을 붉히면서 “국민께 기쁨을 드리고 싶었다”며 “응원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베이스캠프인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돌아간 대표팀은 29일 오전 5시 출발, 오후 1시 50분에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카잔 =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