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일 임기를 시작하는 부산시장·울산시장·경남도지사 당선인이 26일 ‘신공항 건설을 위한 공동TF’ 구성이 포함된 협약문을 발표하면서 동남권 신공항 논란이 재점화됐다. 세 당선인 모두 여당 소속임은 물론 문재인 대통령과도 각별한 관계이다. 게다가 여당 원내대표단까지 동석해 힘을 실어준 사실에 비춰보면, 이들의 합의가 공약(空約)으로 흐지부지 흐를 것 같지는 않다. 이들은 ‘문 대통령의 공약인 동남권 관문 공항’이라고 지칭했으나, 오거돈 부산시장 당선인이 가덕도 신공항을 공약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2006년 부산 지역을 상대로 유사한 공약을 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가덕도 신공항 추진으로 해석되고 있다.

일단 여론은 부정적이다. 노무현 정부 당시부터 이른바 부산·경남(PK)과 대구·경북(TK)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지역 갈등이 격화했다. 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모두 공약했지만 그 벽을 넘지 못해 백지화, 김해공항 확장 등의 결론을 통해 사실상 무산된 배경이다. 당시엔 광역단체장이 거의 보수 정당 소속임에도 그랬는데, 이번에는 소속 정당이 PK 대(對) TK로 대립하면서 정치적 갈등은 더 심각할 것이다. 특히, 야권 지지 기반인 대구·경북 고립설(說)까지 가세할 조짐이다. 따라서, 취임도 하지 않은 세 당선인의 이번 선언은 성급했고, 사려 깊지도 못했다.

그러나 이런 정치적 요인만 제거하면 전혀 다르게 볼 측면도 있다. 김해공항은 2016년 슬롯(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 사용률이 90%에 육박할 정도로 과포화돼 확장만으로 미래 수요를 충족할지 미지수다. 당장 북핵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지만 5∼10년 앞을 내다보면 북한 및 중국 동북3성, 러시아 극동지방과의 교류·무역·투자 등도 급속히 확대될 것이다. 이런 인프라 투자는 ‘현금 복지’에 비해 ‘재정 승수’도 훨씬 높다. 과거 경제성 부족 등의 평가가 있었지만, 기관에 따라 들쭉날쭉했고, 그 사이 시간도 많이 흘렀다. 지역 이기주의와 포퓰리즘 거품을 제거하고 통일까지 내다본 국가 백년대계 차원에서 차분히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