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복당파 “친박·중도 당권불가”
친박선 ‘김무성이 배후’ 판단
‘金 탈당’vs‘인적청산’ 팽팽
이전투구속 黨 정상화 요원

6·13지방선거에서 궤멸적 참패를 당한 자유한국당이 보수 재건이 아닌 이전투구의 수렁 속으로 빠져 들어가는 이유는 당권싸움에만 몰두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른정당에서 복귀한 복당파는 수시 계파 모임을 통해 ‘친박(친박근혜)계 집결’ 공포를 현실화하고 ‘친박·중도파 인사 당권 불가론’을 공유하고 있고, 구 친박계 등 비복당파는 복당파 계보 해체를 요구하는 중이다. 논란 중심에 있는 두 사람, 즉 복당파 보스인 김무성 의원은 “엉뚱한 사람이 당권 잡지 않게 할 것”이라고 벼르고,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중앙당 해체 돌출선언’ 등 나홀로 튀는 행보 중이다.

계파 분쟁의 발단이 된 ‘친박 목을 친다’는 ‘박성중 의원 메모’에 대해 박 의원 본인은 지난 20일 의총에서 “19일 복당파 조찬모임에서 나온 얘기들을 정리해서 메모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문제는 김성태 권한대행이 복당파라는 특정 계파 모임에 참석했다는 점, 그 뒤에 김무성 의원이 있다는 점 등이라는 게 잔류파들의 판단이다. 의총장에서의 ‘김무성 탈당’ 발언은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 잔류파인 성일종 의원은 “당내 분란 해소와 계파 청산을 위해 김무성 의원의 탈당을 정중하게 건의드린다”고 말했다. 성 의원은 2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서청원 의원 탈당과 최경환 의원 구속 등으로 친박이 사실상 해체된 만큼 복당파에서 이에 상응하는 조치가 있어야 계파 싸움이 사라지고 비대위가 공정히 꾸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복당파 측은 김 권한대행의 돌출행위를 막기 위해 모임을 소집한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모임 진행 와중에 참석자들이 ‘친박 결집’을 우려한 말을 하자 박성중 의원이 이를 메모했고 그 안에 ‘친박 목을 친다’는 내용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난리가 났다는 것이다. 복당파들은 또 최근 일련의 모임에서 현재 거론되는 친박·중도파의 당권 주자들은 전원 당권 자격이 없다는 인식을 공유했다는 후문이다. 정우택, 이완구, 김문수, 이주영, 김진태 등 친박 출신은 대표 출마 명분이 없고 중립지대의 나경원, 심재철, 남경필, 김태호, 오세훈 등은 당을 이끌 ‘깜’이 안 된다는 불가론을 이미 복당파 내부에서 공유했다는 것이다.

남는 문제는 그럼 ‘김무성 당권’인가 이다. 김 의원은 전대 출마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힌 일이 없다. 다만 김 의원은 기자에게 “당이 아무에게나 넘어가는 걸 두고 가만히 두고 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결국 ‘김무성 탈당’을 요구하는 잔류파와 ‘광범위한 인적청산’을 요구하는 복당파의 권력투쟁이 당 수습을 어렵게 만드는 형국이다. 게다가 외부 비대위원장 후보 중 한 명인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는 통화에서 “내 말이 전적으로 수용되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는 한 비대위원장을 맡을 수 없다”고 말했다. 당의 정상화는 더더욱 요원해졌다. minsk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