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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서 손쉽게 예약되지만
‘숙박’ 관련 피해 해마다 늘어
이용후기 등 꼼꼼하게 살펴야

대구에 사는 김정숙(여·29·가명) 씨는 지난 5월 여름 휴가를 위해 호텔 예약대행업체를 통해 태국 소재 호텔에 3박 4일을 예약했다. 이후 휴가 일정이 변경돼 불가피하게 예약을 취소해야 해 호텔 예약대행업체에 문의하자, 환불이 불가한 상품이라는 황당한 답변을 받았다.

대행업체 측은 환불 대신 결제대금에 상당하는 기프트 카드(유효기간 3개월)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

어처구니가 없던 김 씨는 직접 해당 호텔에 연락해 신용카드 결제 취소를 요청해 무료 취소 확답을 받아냈다. 이에 대행업체에 다시 연락해 호텔의 카드 취소 방침을 얘기하고 환불을 다시 요청했으나, 이 업체는 “휴가 일정 변경은 특별한 사유가 아니기 때문에 카드 결제 취소가 어렵다”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했다.

본인의 승인도 없이 카드 대금이 자동 결제되는 일도 빈번하다. 경기 고양시에 사는 박영주(여·31·가명) 씨도 피해자 중 한 명이다.

박 씨는 출장을 가기 위해 호텔 대행업체를 통해 5월 22일과 23일 이틀간 부산의 한 숙소를 예약했다. 이후 이 대행업체가 여름 특별할인 세일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예전에 결제한 숙소 숙박료 할인 여부를 확인하던 중에 해당 대행업체 홈페이지에 등록해 뒀던 본인의 신용카드 정보로 대금이 자동 결제된 사실을 알았다. 박 씨는 대행업체에 본인의 승인 없이 신용카드 결제가 이뤄졌다며 환불을 요구했으나, 해당 업체는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았다. 결국, 박 씨는 한국소비자원에 이를 신고하고 소비자원의 조사가 진행된 후에야 환불받을 수 있었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호텔 예약대행업체들에 대한 소비자 피해도 늘어나고 있다.

호텔을 통해 직접 예약하는 것보다 예약 대행업체를 통할 경우 할인도 받을 수 있는 데다, 모바일이나 홈페이지 등 간편하게 예약할 수 있어 대행업체를 통한 예약이 급증하다 보니 소비자 피해 사례도 많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21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온라인 해외구매 피해 상담 중 ‘숙박’과 관련된 상담이 1074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5.6%나 늘었다. 항공권이나 항공서비스에 대한 불만도 865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25.2%나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미·북 정상회담이 열린 싱가포르에 대한 불만이 637건으로 전년 대비 749.3%나 늘어나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소비자원은 싱가포르 소재 해외 호텔 예약대행업체인 ‘아고다’에 대한 불만 상담이 많이 올라오면서 싱가포르가 1위로 기록됐다. 싱가포르 다음으로는 중국으로 이 기간 중 모두 255건이 접수돼 전년 동기 대비 222.8% 증가했다. 미국과 네덜란드, 말레이시아가 그 뒤를 이었다.

모바일이나 온라인상의 호텔 예약 대행업체를 통해 호텔을 예약할 경우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해외 호텔 예약의 경우 예약 취소나 환불이 매우 까다롭기 때문에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결제하기 전에 해당 사이트에서 피해를 본 소비자는 없는지 이용 후기를 잘 살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서비스가 계약 내용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결제한 국내 신용카드사에 연락해 피해 사실을 알리고, ‘차지 백 서비스’(환불 미이행 등 손해를 입었을 경우, 신용카드사에 이미 승인된 거래 취소를 요청하는 서비스)를 신청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